매일묵상
이사야 5:18-30 - 순종을 선택으로 바꾸어 버린 우리에게
순종을 선택으로 바꾸어 버린 우리에게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유다와 예루살렘을 향해 펼치시는 '재판정에서의 고발'과도 같습니다. 포도원의 노래로 시작되는 말씀은 우리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들아 구하노니 이제 나와 내 포도원 사이에서 사리를 판단하라" (사 5:3)
누가 과연 잘못했는지 선악을 가려보자는 하나님의 안타까운 결산 선언입니다.
1.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 선언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죄악을 낱낱이 밝히시며 구체적인 화(禍)를 선포하십니다. 이어서 25절부터 30절까지는 그 심판이 어떻게 임할지 생생하게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은 먼 나라들을 불러 땅 끝에서부터 달려오게 하실 것입니다. 그 대적들은 곤핍하여 넘어지거나 졸지도 않으며, 화살은 날카롭고 병거 바퀴는 회오리바람처럼 몰아칠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연기되지 않으며, 공의대로 신실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새로운 이스라엘, 즉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이 말씀은 무엇을 생각하게 할까요?
2. 죄의 본질: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교만
본문 속 유다와 예루살렘 사람들은 죄를 수레 끌듯 끌고 다니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는 자기의 계획을 속히 이루어 우리가 알게 할 것이라" (사 5:19)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면, 내가 잘못할 때 바로 행동을 취해보시지?"라며 하나님을 조롱하는 모습입니다.
그들은 스스로 지혜롭다, 명철하다 여기며 윤리적 기준을 하나님의 율법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두었습니다. 하나님의 기준을 버린 대가는 명확했습니다. 당장의 유흥과 부귀영화를 누리고 뇌물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선하고 지혜롭다고 착각하며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타락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그들이 만군의 여호와의 율법을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의 말씀을 멸시하였음이라" (사 5:24b)
3. 순종의 문제를 '선택'으로 바꿔 버린 시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말합니다. 옳고 그름, 선과 악의 기준이 상대적이라고 믿습니다.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개인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 합리적인 삶의 방식처럼 여겨집니다. 문제는 이러한 세상의 문화가 우리의 신앙 안으로도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어느새 하나님의 말씀조차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기준이 되어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은 늘 불안하고 두려움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그래서 죄의 본질은 '순종의 문제'를 '선택의 문제'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선악의 기준이십니다. 우리는 그 기준 앞에서 겸손히 순종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옵션이 아니라, 마땅히 '순종'해야 할 진리이며, 그렇게 순종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인도함 아래에서 누리는 평안을 경험합니다.
4. 하나님의 참으심을 멸시하지 않는 삶
오늘 본문에서 구체적인 죄악상들에 대해 하나님은 낱낱히 고발하십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분이 죄 앞에서 당장 심판을 내리지 않으시는 이유는 죄를 용인해서가 아니라, 사랑이시기에 오래 참으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참으심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경고합니다.
"네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줄로 생각하느냐,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롬 2:3-4)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은 이 구절을 이렇게 쉽게 풀어냅니다.
"하나님의 그 크신 너그러움은 여러분을 회개로 이끄시려는 것인데, 여러분은 그 너그러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무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기다리심과 너그러움을 당연하게 여기며 멸시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께서 나의 모든 생각과 마음, 행위를 보고 계신다는 거룩한 의식(코람데오)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말씀 앞에서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선택'이 아닌 '순종'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날마다 삶 속에서 주님의 깊은 임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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