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
에스더 3:7-15 그러나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삶에는 종종 조용히 다가오는 위기가 존재합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자라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위기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여전히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 사람의 악한 계획이 민족 전체를 사라지게 하려는 무서운 음모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은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침묵하십니다. 기적도, 예언도, 개입도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침묵 속에서도 일하고 계시고, 하나님의 섭리는 언제나 인간의 악한 계획보다 깊고,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이 진리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7 아하수에로 왕 제십이년 첫째 달 곧 니산월에 무리가 하만 앞에서 날과 달에 대하여 부르 곧 제비를 뽑아 열두째 달 곧 아달월을 얻은지라
7절에서 하만은 유대인들을 죽일 날짜를 정하기 위해 ‘부르’라 불리는 제비를 뽑습니다. 당시에는 제비뽑기를 신의 뜻을 묻는 행위로 여겼습니다. 하만은 겉으로는 신의 뜻에 따르는 듯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악한 계획을 정당화하려는 도구로 제비뽑기를 사용한 것입니다.
하만은 이미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었고, 모르드개의 행동을 통해 그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제비뽑기는 공정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하만의 사악한 의도를 감추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은 제비를 뽑을 수 있지만, 모든 결정은 여호와께 있다는 것입니다(잠 16:33). 하만은 그가 아달월을 얻은 것을 자신에게 유리한 시기로 여겼지만, 그 열두 달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에스더와 모르드개, 그리고 온 유다 민족을 구원하시기 위해 준비하신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악한 자의 계획조차도 당신의 구속사적 도구로 사용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정해진 ‘때’는 하만의 시계 속에서는 죽음의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의 시계 속에서는 구원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만이 1월에 계획하고 12월에 실행하려 한 이 간격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준비하시기 위한 은혜의 통로였습니다.
하만은 정한 날짜를 가지고 곧바로 아하수에로 왕에게 나아갑니다. 악의 본색을 감추고 유대인을 모함합니다.
8 하만이 아하수에로 왕에게 아뢰되 한 민족이 왕의 나라 각 지방 백성 중에 흩어져 거하는데 그 법률이 만민의 것과 달라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아니하오니 용납하는 것이 왕에게 무익하니이다
그는 유대인들의 이름은 말하지 않은 채, ‘법이 다르고, 왕의 법을 지키지 않으며, 해로운 민족’이라고 표현합니다. 진실을 은폐한 채 모호한 표현으로 왕을 설득하는 전략이었습니다.
하만은 단지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왕을 설득한 것이 아닙니다. 은 일만 달란트를 바치겠다고 합니다.
9 왕이 옳게 여기시거든 조서를 내려 그들을 진멸하소서 내가 은 일만 달란트를 왕의 일을 맡은 자의 손에 맡겨 왕의 금고에 드리리이다 하니
이는 당시 전체 조세 수입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입니다. 결국 왕은 깊은 고민 없이 하만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인장 반지를 넘겨줍니다.
10 왕이 반지를 손에서 빼어 유다인의 대적 곧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에게 주며
이 장면은 권력과 재물이 결탁하여 어떤 악도 쉽게 실행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믿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권세의 결탁조차도 자신의 섭리 안에서 제한하고 계십니다. 인간의 악은 잠시 강해 보일 수 있으나, 하나님은 그 모든 상황 위에 계십니다.
하만의 명령은 곧바로 실행됩니다. 왕의 서기관들이 소집되고, 왕의 이름으로 인장을 찍은 조서가 127지방에 보내집니다. 그 명령은 아달월 13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대인을 모두 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3 이에 그 조서를 역졸에게 맡겨 왕의 각 지방에 보내니 열두째 달 곧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 하였고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때 유대인들은 아직 이 명령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악은 체계적이며 질서 있게 실행되고 있지만, 그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15절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15...왕은 하만과 함께 앉아 마시되 수산 성은 어지럽더라
악한 자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실행되는 것에 만족하여 잔치를 벌이지만, 도시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이때 하나님은 침묵하시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침묵 속에서 이미 에스더를 왕비로 세우셨고, 모르드개를 왕궁 문 앞에 두셨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무능함이 아니라, 완벽한 때를 위한 준비입니다.
본문은 유대인들에게 절망적인 현실을 보여줍니다. 힘 있는 자는 악하며, 왕은 무지하고, 백성은 속수무책으로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야기가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것 같지만, 역사의 무대 뒤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하만이 제비를 뽑은 날짜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그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에스더는 기도하며 결단하고, 모르드개는 민족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는 조용히 시작됩니다. 인간의 악한 계획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는 오히려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삶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위기와 어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삶 가운데 일하고 계시며, 그분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면서, 오늘 하루를 믿음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타이밍을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왜, 이곳에 세우셨는지를 돌아보며 오늘이라는 시간을 믿음으로 걸어가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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