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305 - "구원의 휘파람소리"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종교분포는 이슬람교35%, 기독교30%, 토속종교35% 정도입니다. 워낙에는 기독교인들이 무슬림들보다 더 많았는데 그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탄자니아에는 서울의 네 배 크기의 잔지바르라는 섬이 있는데, 그곳 주민 99%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영국 성공회교회 하나가 버젓이 서있습니다. 잔지바르는 동아프리카의 주요 노예무역항이었는데,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을 위시해서 뜻이 있는 기독교인들의 선한 투쟁에 의해 결국 노예무역을 폐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념으로 노예를 사고 팔았던 바로 그 노예시장 자리에 교회를 지어놓은 것입니다.

내가 묵었던 숙소가 바로 그 교회 옆에 있었는데 아침마다 예배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수많은 모스크들로 둘러싸여 시간마다 확성기로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읽는 소리가 가득한 그곳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곳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역사가 아름답게 꽃피기를 위해 기도드렸습니다.

그 성공회교회 옆에 노예역사전시관이 있고 머리를 숙여 들어간 골방은 노예들을 가둬놓았던 곳인데 앉아도 머리가 닿을 만큼 천정이 낮았고, 그 좁은 공간에 콩나물시루처럼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가둬두었다고 하니 그곳은 감옥이 아니라 차라리 지옥이라고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 교회 마당 한쪽에는 쇠사슬에 묶여 갇혀있는 노예들의 조각상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조각배를 타고 노예 섬이란 곳도 들러보았는데 그 빼어나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오히려 처참했던 노예들의 삶을 더욱 더 슬프게 짓눌렀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 한쪽이 아려왔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흑인노예들에게 있어서 노예무역 폐지 선언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노예무역을 했던 나라들이 당시 기독교를 믿는다는 유럽나라들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은 이슬람교 세력들도 노예무역으로 돈벌이를 하는 데에 혈안이었다고 합니다. 돈이 되면 기독교고 이슬람교고 상관이 없나 봅니다. 종교의 탈을 쓴 세속권력은 다 한 통 속입니다. 그 비인간적이고 악한 고리를 끊은 자들이 바로 하나님을 경외했던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자국을 상대로 투쟁하며 하나님의 뜻을 외쳤던 선한 종들의 외침은 다름 아닌 노예들을 위한 하나님의 구원의 휘파람소리였던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주님은 휘파람을 불고 계십니다. 말씀 묵상과 기도로 분요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를 향할 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때 구원의 소망은 실제가 됩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3-02 18:04
조회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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