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
사사기 9장 46~57절 - 동조하지 않는 신앙
오늘의 본문은 아비멜렉과 그에 동조했던 세겜 세력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주지만, 그 죄악의 시작은 사실 기드온 때부터였습니다. 기드온은 성소의 규례에 맞지 않는 금 1,700세겔짜리 금 에봇을 만들어 자기 성읍 오브라에 두었고, 백성들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 대신 눈에 보이는 금 에봇을 신뢰하며 음란하게 섬기게 되었습니다. 왕이 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첩의 아들 이름을 "나의 아버지는 왕이다"라는 뜻의 '아비멜렉'으로 지은 기드온의 이중적인 태도와 우상숭배는 결국 그의 집에 올무가 되어 처참한 비극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왕권 욕망에 사로잡힌 아비멜렉은 세겜 사람들과 결탁하여 자신의 형제 70명을 살해하며 악을 행하였습니다. 사사기 9장은 아비멜렉을 중심으로 한 배신과 갈등의 역사를 다루지만, 결국 아비멜렉에게서 불이 나와 세겜 사람들을 사르리라던 요담의 저주는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아비멜렉이 보루에 불을 놓아 세겜 망대에 있던 남녀 약 천 명이 목숨을 잃음으로써, 악에 동조하고 수동적으로 허용했던 세겜 사람들은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악의 중심축이었던 아비멜렉 역시 가장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데베스 망대를 공격하던 중 한 무명의 여인이 던진 맷돌 위짝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이 깨졌고, 여자의 손에 죽었다는 모욕을 피하고자 무기를 든 청년의 칼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성경이 그 여인의 이름이나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스스로 왕이 되고자 했던 아비멜렉에게 하나님께서 내리신 가장 치욕스럽고 처참한 종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결코 악을 묵인하시지 않는 분이심을 오늘의 말씀은 명확히 보여줍니다. 직접적으로 악을 주도한 아비멜렉의 죄뿐만 아니라, 죄에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동조하고 그 흐름을 방관했던 세겜 사람들의 죄까지도 하나님은 반드시 계산하십니다. 우리는 눈앞의 유혹과 악의 흐름에 타협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거룩함과 구별됨으로 오직 하나님만을 바르게 섬겨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를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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