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20227 - "잊지 못하시리"

언제가 재경 중학교동창회를 간 적이 있습니다. 상경한지 오래되었고 그 사이 영국생활 등으로 고향의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몇몇은 옛날의 모습이 남아 있어 알아볼 수 있었지만, 40여년 만에 만난 터라 동기들의 얼굴들을 다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름은 더욱 더 가물가물했습니다. 여자 동기들은 거의 처음 보는 듯한 얼굴들이었습니다. 오랜만이라면서 저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어떤 이들은 제 기억에 전혀 없어 난감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내색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아는 체하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할 때 서로를 부르는 이름을 귀담아 들으면서 그 이름들을 외웠습니다. 그리고 이름과 얼굴을 연결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모임에 웬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지요? 술에 거나 취하자 게 중에 목사가 주는 술 한 번 마셔보자는 이도 있었습니다. 웃으며 분위기를 맞춰주었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분위기가 제게 조금 불편했나봅니다. 두어 번 그 모임에 나갔다가 안 간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도 귀한 동기들인데, 계속 친교하며 소식을 나눠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만 그저 마음뿐이 되고 있습니다. 안 보고 소식을 나누지 않으면 서로 잊힙니다.

가끔씩 갓난아기를 버리는 비정한 엄마의 이야기가 들리긴 하지만, 그 젖먹이 핏덩어리를 잊을 엄마가 어디 있겠습니까? 평생 그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인이 혹시 자기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나님은 결코 당신의 자녀를 잊지 못하십니다. 침묵하시고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하나님은 한시도 우리를 잊으신 적이 없으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를 당신의 손바닥에 새겼고 그들의 성벽, 곧 삶의 터전과 상황 앞에 항상 계십니다. 하나님의 눈길이 언제나 당신의 자녀들에게 머물러 있으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다 살피고 계신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상황이 2년 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건강의 문제, 물질의 문제, 관계의 문제, 진학 혹은 진로의 문제 등이 시시각각으로 우리에게 닥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도전 앞에서 침묵하고 계시는 듯이 느껴지더라도, 하나님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믿으며 모든 것에 해답이 되시는 그분께 더욱 더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와 선물에 주목하기보다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그분만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가기를 바랍니다. 정하신 때에 당신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현실이 될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2-03-02 09:5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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