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70422 - "황사"(이인호목사칼럼)

1990년대 초에 중국의 동북부지방에 가니 황사가 심했습니다. 특별히 봄철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입을 다물고 걸어도 코를 통해 들어온 모래알이 이에 서걱서걱 씹혔습니다. 사람들은 망사를 뒤집어쓰거나 마스크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런 모습은 생소해 보였습니다. 한반도에선, 봄철에 서너 차례 있어왔던 황사의 출현이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그것의 영향력이 심해져가는 것을 피부로도 느낄 정도입니다. 비 온 뒤에 차는 누렇게 무늬를 그리며 도색이 되어버립니다. 중국, 몽골 등지에서 날아오는 먼지의 양이 한해에 수백만 톤이나 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황사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우리의 옛 기록에 의하면, “토우(土雨)”, 곧 흙비가 내렸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황사는 서해의 갯벌 형성에 도움을 주고 객토의 효과도 있어 바다의 적조현상을 방지하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오히려 황사에 포함되어 있는 중금속과 세균 등은 우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향후 100년이 못되어 이 지구촌 육지의 반은 사막이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느 일간지에서 본 것입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담수호인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40여 년 전 우리 남한의 2/3정도 크기였는데 지금은 경상도 크기로 쪼그라들었다고 합니다. 전체 물의 97%이상이 짠물이고, 민물이 2.5%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그나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민물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것마저 말라가고 있으니 앞으로 물의 전쟁이 심각해지리라는 예상입니다.

이 지경이 되어가는 데에는 우리 인간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이 지구촌의 사막화는 인간성의 황폐에 기인한다고 말합니다. 정확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우리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는 흙비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 말입니다.

지난 주간에 몽골에 나무를 심으러 가시는 한 분에게 이런 농담을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 또 황사가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다면 알아서 하십시오!” 사막에 나무를 심는 등 이런 노력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산화탄소배출, 난개발 등을 자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꾸 메말라 가는 인간의 마음을 먼저 살려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작성자
정동호
작성일
2007-04-22 11:3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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