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90607 - "남의 탓"

손자가 방바닥에 놓여있는 물그릇을 실수로 엎질렀습니다. 이것을 본 할머니가 “누가 여기에 물그릇을 뒀나?”하며 고함을 지릅니다. 아들은 “눈은 보라고 달렸지 액세서리냐?”하며 아이의 머리를 쥐어박습니다. 아이는 울음을 터트립니다. 부엌에 있던 며느리도 방으로 뛰어 들어옵니다. 소리 지르는 시어머니도 밉고, 방바닥에 물그릇을 놓은 남편이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아이를 타박하는 것도 밉상입니다. 그러나 제일 만만한 상대는 역시 아이입니다. 며느리는 화풀이를 아이에게 합니다. “니가 뭘 잘했다고 울어?”하며 아이의 머리를 또 쥐어박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쏟아 붓는 화풀이입니다. 아이는 집이 떠나갈 듯이 웁니다.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됩니다. 할머니는 그런 며느리가 믿습니다. 아들과 손자의 잘못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애꿎은 며느리에게 쏘아붙입니다. “아까부터 방바닥에 물그릇이 있었는데 니가 치우지 않아서 이 난리지. 게을러 터져가지고...”

이런 집이 잘 되겠습니까? 복이 왔다가도 짐 챙겨서 도망가고 말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복은 자신이 질식하고 말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가정 분위기가 험악한 집에 놀러가서 마음 편하게 차 한 잔이라도 마실 기분이 생기겠습니까? 서로를 향하여 칼날을 세우고 휘두르는데 그 집에 괜히 갔다가는 어떤 봉변을 당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복은 자신이 들어와 지낼 곳을 기가 막히게 압니다. 광고하지도 않고 일부러 끌어오지 않더라도 신기하게도 찾아들어 옵니다.

손자가 방바닥에 놓여있는 물그릇을 실수로 엎질렀습니다. 이것은 본 할머니는 걸레를 가지고 와서 닦으며 “아까 이것을 보고 치워야지 했는데 깜박했구나.”하며 미안해합니다. “물을 마시고 그릇을 방바닥에 놓은 제 잘못입니다. 어머니, 걸레 이리주세요.”하며 아들은 물을 훔칩니다. 부엌에 있던 며느리도 방으로 뛰어 들어옵니다. “제가 좀 살펴보아야 했는데 돌아보지 못했군요.”하며 물어 젖은 아들의 양말을 벗깁니다. 손자는 “미안해요. 제가 정신없이 뛰어가다가 그런 거예요. 아빠, 제가 닦을게요.”하며 걸레를 가로챕니다.

향기롭지 않습니까? 복이 알아서 굴러들어오는 그런 집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누구에게나 하나님의 복은 쏟아집니다. 그러나 남의 탓하는 깨진 그릇이나 아예 뒤집어 놓은 그릇에는 그 복이 담겨지지 않습니다. 그릇을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09-06-07 11:26
조회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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