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90913 - "자랑과 칭찬"

12만 7천원. 인천국제공항에서 저희 교회까지의 택시비입니다. 저희 교회에는 “토크 하우스(Gilga-e Talk House)”라는 영어회화 클럽이 있습니다. 이 과정의 스태프를 비롯한 몇몇 회원들이 청소년을 위한 “틴(Teen) 토크 하우스”를 개설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이 그 첫 시간이었는데 자원봉사교사인 미스티(Misty)라는 아가씨가 미국의 자기 집에 갔다 돌아오면서 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택시를 탄 것입니다. 큰 가방을 두 개나 끌고 말입니다. 정말 대단한 열성입니다. 밤10시가 됐는데 뒷정리를 하고 앉아 회의하는 스태프들, 의정부에 사는 원어민 교사들을 데리고 왔다가 데려다 주는 이의 열성을 보며 토크 하우스에 대한 사람들의 열렬한 호응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랑과 칭찬은 때론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서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랑은 대부분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 비중이 더 기우러져 있습니다. 하지만 칭찬은 남을 드러내고 추켜세우는 것에 초점이 더 있습니다. 자랑은 공감을 불러오기 힘들지만, 칭찬은 감동과 신선한 자극을 일으킵니다. 자랑은 그동안 쌓아둔 업적을 까먹는 것이지만, 칭찬은 그 일을 더 빛나게 합니다. 자랑은 자기가 하지만, 칭찬은 남이 합니다. 지나친 자기 자랑은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남 칭찬은 더 풍성할수록 더 향기롭습니다.

저희 교회가 시작한 이듬해인 것 같습니다. 한 분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는 명함을 제게 건네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자신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땅과 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은근히 비쳤습니다. 그는 마치 ‘나를 붙잡으면 교회 재정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요. 그러니 나에게 굽실거리는 척이라도 하는 게 현명할 거요.’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저에게로부터 별 반응이 없자 그는 저희 교회를 몇 주 나오다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지난 7월, 60대의 허름한 행색의 한 할머니가 Y대에 들러 까만 비닐봉투에 싼 꼬깃꼬깃한 돈을 기부하셨습니다. 3,000만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밖에 안 돼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세요. 외부에는 알리지 마시고...” 할머니는 작년 4월에도 같은 학교에 1억 원을 기부하신 분입니다. 신분을 끝까지 숨기셨지만, 한 기자양반의 집요한 추적 끝에 할머니가 신실한 크리스천인 것과 형편도 어려운 가운데 이런 선행을 하신 것을 밝혀냈습니다.

어느 이야기가 향기롭고 어느 이야기가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아시겠지요?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09-09-13 11:35
조회
1447
전체 0

온라인 헌금 계좌 안내
농협 100054-55-001851
(예금주 길가에교회)

*계좌이체시 헌금을 구분해주시고 주민번호 뒷자리를 써 주세요.

(예: 십일조헌금: 십+
     주민번호 뒷자리
     주일헌금: 주+
     주민번호 뒷자리
     감사헌금: 감+
     주민번호 뒷자리
     선교헌금: 선+
     주민번호 뒷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