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90816 - "섬김의 기쁨"

결혼을 앞 둔 한 쌍을 만났습니다. 주례를 부탁받는 자리였는데, 그들은 정기적으로 이웃을 섬기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들 직장인들이고 한창 개인적인 일로도 바쁠 텐데 토요일 오후를 이용해서 한 가정을 섬기겠다고 했습니다. 한 주간 열심히 직장생활하고 주일이면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며 봉사합니다. 젊은 남녀가 그 황금과 같은 토요일에 테이트도 하고 놀러 다니는 시간도 부족할 텐데 이런 결심을 했다는 것이 정말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얼마나 더 사랑스러우시겠습니까. 확실히 믿건 데, 이 두 사람의 앞날에 하늘의 큰 복과 넘치는 기쁨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섬김에는 기쁨이 있습니다. 섬김을 받는 사람도 기쁨을 얻지만, 섬기는 사람이 더욱 더 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이것은 섬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되는 고백입니다. 저희 교회 부속기관인 “남양주호스피스”가 정기적으로 섬기고 있는 분들을, 자원봉사자들을 따라 방문했습니다. 한 부부는 두 분 다 80세가 넘으셨는데 병으로 잘 움직이지 못하셨습니다. 그분들의 표현대로, “코를 땅에 박고“ 지내십니다.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으니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척추수술을 받으셨지만 통증을 달고 사십니다. 봉사자들이 청소를 하고 있는 동안 저는 두 분의 말동무가 되어드렸습니다. 청소를 끝낸 후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손을 잡고 기도드리니 눈에 이슬이 맺힙니다. 치매에 걸리셨지만 예의가 바르시고 대화가 어느 정도 되시는 할머니도 뵈었습니다. 봉사자가 얼싸안고 반가워합니다. 할머니도 알아보시는 듯이 천사 같은 얼굴로 방긋 웃으십니다. 역시 손을 맞잡고 기도할 때 눈물이 볼을 타고 내립니다. 말기 암으로 뼈만 남으신 할머니도 연세가 80이셨습니다. 자녀가 셋 있었는데 먼저 저세상으로 가버렸습니다. 할머니는 자녀들이 자기를 버렸다고 하십니다. 할머니의 눈에서도 눈물을 보았습니다. ”길가에사회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이웃을 섬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수술을 받으셨거나 하나 같이 몸이 약한 분들인데 매 주일 쉬지 않고 병들고 외로운 이웃을 찾아가 청소하며 그들과 함께 합니다.

우리의 이웃을 제일 괴롭히는 것은 외로움입니다. 찾아주는 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을 친부모를 대하듯이 꼭 안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의 온기가 그들에게 전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섬김의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소낙비 갠 후 하늘처럼 청명한 기쁨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09-08-16 11:3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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