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90802 - "외부의존성"

봉숭아는 여느 화초보다 물을 많이 마십니다. 새벽이면 가끔씩 온 몸에 맥이 풀려 축 쳐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물을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방 파릇파릇 생기 있게 일어섭니다. 생명이 되는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이런 미물도 시들어 죽게 됩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음식을 먹지 않고 그 생명을 유지할 재간이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생명체는 외부의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드시 어디로부턴가는 에너지를 공급받아야합니다. 의존한다는 것은 기생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기생하는 것은 밸런스의 파괴를 불러옵니다. 그것의 속성은 이기심이며 탐욕입니다. 그러나 의존은 생명을 위한 것이기에 숭고합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사랑으로 수렴되기에 보석처럼 찬란합니다. 이것은 마치 태아가 탯줄에 의지해서 엄마로부터 양분을 공급받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의 그림은 마치 아기가 엄마 젖을 쭉쭉 빠는 모습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이기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 아기의 모습을 탐욕스럽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 그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사람은 생명을 위해 외부의존성을 갖습니다. 이것은 영적인 것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어서 영원한 생명이 되시는 하나님께 공급을 받지 않는 한 그 생명은 고사당하고 맙니다. 구체적으로 그 생명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이 곧 생명의 말씀이 솟아나는 샘터인 “성도들의 모임”입니다. 이런 모임은 모든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먼저 찾아갈 만합니다.

저희 교회의 한 분께서 얼마 전에 겪은 이야기입니다. 수요일저녁에 있는 한 모임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집사님은 “미안하지만, 나 수요예배에 참석하기 때문에 못 갈 것 같아.”라고 대답했습니다. 친구는 깜짝 놀라면서 불쌍하다는 듯이, “너 그렇게까지 된 걸 몰랐다. (정신병원에) 입원할 상태냐?”라고 말했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집사님 자신이 생각해봐도 자신의 모습이 많이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전에는 주일아침예배도 겨우 드렸는데 어느새 자신이 수요예배까지 챙기고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퇴근하여 바로 와서 저녁식사도 거른 채로 말입니다. ‘친구의 말대로, 이거 내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가다가 곧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명의 샘터로 나아가는 것이 삶의 우선순위가 되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09-08-02 11:31
조회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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