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090726 - "어와나(AWANA)"

어릴 적 저희 집은 다른 이웃과 마찬가지로 김 양식을 했습니다. 부모님은 새벽 같이 일어나셔서 전날 바다에서 따온 김을 기계로 잘게 썬 다음 물에 섞은 후 발장에 뜹니다. 누나들은 동녘이 붉게 물들어 올 때 즈음 그것을 가지고 가서 바닷가나 논과 밭에 설치된 건조장에 겁니다. 겨울 햇볕과 바닷바람에 말린 김을 저녁이면 거둬들이지요. 꼬마인 저도 이때는 일을 거듭니다. 마른 김을 밤이 깊도록 발장에서 뜯어냅니다. 아버지는 김을 어업협동조합에 상품으로 내놓기 위해 그것의 가장자리를 다듬고 백장씩 묶는 작업을 하십니다. 나머지 가족은 김을 뜯는 일을 합니다. 숙달된 사람은 “찍~짝”하며 한 번에 뜯어내지만 서툰 사람은 김을 찢기가 일쑤입니다. 찢어진 김은 상품가치가 없습니다. 그것은 고스란히 식구들의 찬거리가 됩니다. 어린 마음에 더 많은 김이 찢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하기도 합니다. 일할 때 간식거리는 주로 고구마입니다. 아랫목에 저장된 생고구마를 꺼내 깎아먹기도 하고 화로에 석쇠를 놓고 그것을 구워먹기도 합니다. 찢어진 김을 눈치 보면서 살짝 입속에 넣기도 하지요. 상품이 된 김은 조합에서 그 등급을 판정하는데 그것을 묶은 하얀 종이에 타원형의 빨간 도장을 찍어 표시한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합격품이란 뜻이겠지요.

사람에게 합격품, 불합격품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일꾼이 따로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 디모데후서 2장 15절을 보면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인정된 일꾼(Approved Workman Are Not Ashamed)”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바로 이 사람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합격점을 받은 자입니다. 이것의 영어 단어 앞 글자들을 모으면 “어와나(AWANA)”가 됩니다. 그러니까 “어와나”는 하나님께서 “합격!”하고 도장을 찍은 사람입니다. “어와나”는 1950년대에 미국에서 태동한 청소년 및 어린이 리더십훈련센터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세계를 섬기며 이끄는 많은 리더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일꾼, “어와나”는 무엇보다도 말에 덕을 세웁니다. 말에 품위가 있습니다. 진실이 묻어납니다. 그 입술로 나오는 말은 사람을 살리고 세웁니다. 또한 그는 자신을 깨끗한 그릇으로 준비합니다. 하나님 편에서 볼 때, 금 그릇이냐 은그릇이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그릇의 정결함입니다. 거룩함을 추구하는 무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사모하며 그것에 속하려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인정된 일꾼”, 곧 “어와나”라는 합격도장을 당신도 받으셨으면 합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09-07-26 11:3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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