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00321 - "마음의 성소"

누군가가 길가에교회에서 기도했더니 십억 짜리 복권이 당첨됐다고 합시다. 소문이 쫙 나겠지요. 목사가 설교를 죽 써도, 찬양대의 화음이 엉망이라도 별로 상관없을 거예요. 어떻게나 복권만 당첨된다면야 모든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이 길가에교회에서 기도했는데 복권이 당첨되었다고 하면 게임은 끝난 것입니다. 애써 전도하지 않아도 “교회부흥”은 맡아 놓은 것입니다.

지리산 자락의 한 마을에 여름성경학교가 열렸습니다. 그 마을이 생겨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교회가 아직 없는 곳이라 초등학교 교실을 빌렸습니다. 일부 어른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만, 기도 앞에 그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마을 전체에 어린이들이 열댓 명 되었는데 거의가 참석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서울의 한 교회 청년부원들이 교사로 내려왔습니다. 거의 일대일의 이상적인 교육환경이 되었습니다. 감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봉사하러 온 청년들이 노인정에서 묵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데, 그 집을 관리하는 부부가 완강하게 반대하는 것이었습니다. 둘 다 무당이었습니다. 청년들은 도착했는데, 마을에 여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난감했습니다. 약속하신 어르신들은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하셨습니다. 그곳에 천주교 기도처가 하나 있는데 그곳을 이용하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관계자에게 사정을 말씀 드리자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마당에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거미줄을 걷어내고 먼지를 닦아내니 꽤 괜찮은 숙소가 되었습니다. 편대를 이룬 모기떼들은 모기향의 포연을 뚫고 달려들어 잠을 설치게 했지만 그저 감사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천주교 신앙이 들어왔으나 무속신앙의 저항이 너무 거세 기도처에 나왔던 사람들도 거의 떠나고 가끔씩 그 지역 일대를 관할하는 사제가 와서 돌아보는 정도였습니다. 때마다 밤이면 앞산에서 징소리 꽹과리 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졌습니다. 무당들이 굿하는 소리였습니다.

지금은 그곳에 멋진 교회당이 세워져 있습니다. 무당 중에 한 분은 예수님을 영접하여 집사님이 되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이며, 제 뒤에 오신 분들의 헌신적인 섬김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마음 성소는 어떤 모습인가요? 하나님의 제단은 거미줄이 걸리고 잡초가 나있는데 물질주의 우상의 제단이 버젓이 들어와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입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10-03-21 09:3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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