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00627 - "아마추어 축구해설"

월드컵 열기가 대단합니다. 나이지리아와 시합할 때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그 아슬아슬함 때문에 16강 진출이 더 감동스러웠는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저의 아마추어 해설입니다.

그리스와 본선 첫 경기를 할 때 우리나라 선수들이 얼마나 잘 했습니까? 패스도 탁탁 맞고 찬스를 놓치지 않고 담대하게 슛을 날리는 모습은 세계에서 내놓아라하는 선수들 못지않았습니다. 거의 흐트러짐 없는 경기 운영은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이 정도면 16강 이상을 겨냥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다음 경기도 그 상승세를 타서 잘 싸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였습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보면서 그 확신이 흔들렸습니다. 확실한 실력 차가 있었습니다. ‘역시 벽이 높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시합하기 전에 우리 선수들이 너무 움츠려들었던 게 더 근본적인 패인이 아닌가하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한다는 선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처음부터 수비일변도로 수를 쓴 게 화근이었습니다. 명장 히딩크도 비슷한 소리를 해서 제가 느낀 것이 과히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되었습니다. 허정무 감독은 이 시합 전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상대적 열세인 다윗도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렸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선공격을 했던 것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분석이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대가 크고 강할수록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펴고 파고드는 것이 그 해법입니다. 우리 인생사에서도 이것은 공히 적용되지 않습니까.

움츠러들었으니 그 다음은 점프할 차례입니다. 물론 움츠러들었다가 아예 주저앉는 일도 허다합니다만, 생각할 줄 아는 자는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에게 있어서 실패는 그 다음 단계에서 호재로 작용하게 됩니다. 나이지리아 전에서 그 효과는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수비의 부실한 면이 여전히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다시 보강하면 됩니다.

감독와 캡틴 박지성의 리더십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끝까지 믿어주는 신뢰 그리고 동료의 실수에도 포용과 격려로 팀워크를 일구어가는 것은 그 어느 팀보다 탁월했습니다. 팀워크가 무너지면 “예술 축구”도 별 수 없습니다. 프랑스가 그 예입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10-06-27 09:48
조회
1388
전체 0

온라인 헌금 계좌 안내
농협 100054-55-001851
(예금주 길가에교회)

*계좌이체시 헌금을 구분해주시고 주민번호 뒷자리를 써 주세요.

(예: 십일조헌금: 십+
     주민번호 뒷자리
     주일헌금: 주+
     주민번호 뒷자리
     감사헌금: 감+
     주민번호 뒷자리
     선교헌금: 선+
     주민번호 뒷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