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00523 - "무엇을 줄 것인가?"

대궐 같은 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그 값비싼 가구들도 다 불타고 있었습니다. 그 집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울고 불며 발을 동동 굴 뿐입니다. 우리말에 고약한 표현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불구경”입니다. 옛날에는 구경거리가 그렇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불난 집에 바가지라도 들고 가서 물을 끼얹기는커녕 팔짱끼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나봅니다. 멀찍이 언덕에 앉아 그 부잣집 불구경을 하고 있던 거지 부자(父子)의 대화입니다. 아들이 생각나는 대로 주절주절 말을 엮습니다.

“아부지, 저 부잣집 식구들이 참 불쌍하네요. 안됐어요. 그런데 우리는 불탈 것도 없고 불이 나서 저렇게 울고불고 할 일이 없어 참 다행이네요.”

가만히 듣고 있던 아버지 거지의 대답입니다.
“그것이 다 네 애비 잘 둔 덕분인 줄 알아라.”

우스갯소리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건질 것이 꽤 있습니다. 많이 가졌다고 마냥 좋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가진 것 때문에 더 고통스럽고 가슴 아플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이 세상의 보이는 것은 결국 불타 없어질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결국 남는 것은 정신적, 신앙적인 유산입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교 경영학과 토머스 스탠리(Thomas J. Stanley)교수의 연구결과입니다. 최근 20년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재벌들 중 80%가 중산층 혹은 노동자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그대로 재벌이 된 예는 20%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막대한 재산의 상속이 오히려 독이 되고 인생 망치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스탠리교수는, 그 80%의 재벌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첫째로 신앙, 둘째로 근면성실, 셋째로 정직을 꼽고 있습니다. 곧 정신적, 신앙적인 유산입니다. 한 예로, MS 전 회장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재산보다 삶의 교훈을 유산으로 받았다고 고백합니다(『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그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II세(William Gates II)의 말입니다.

“내가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줬다면 오늘의 빌 게이츠는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빌 게이츠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선사업에 투신하고 있습니다. 이 일 역시 아버지의 “지금이야말로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일할 때”라는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손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물려 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10-05-23 09: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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