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00801 - "반석 위에 서서"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이 유세를 합니다. 어떤 일은 어떻게 하겠다며 공약을 하기도 하며 표를 모으려고 안간힘을 쏟습니다. 요즈음은 유세장에 사람들이 뜸하지마는 제가 어렸을 때에는 유세장은 대단한 인기가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장터에서 열렸는데 사람들이 말 그대로 구름떼 같이 몰려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저는 연설하는 사람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군중 틈을 비집고 들어가곤 했습니다. 정견이 무엇인지, 공약이 무엇인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군중이 운집한 모습과 그 분위기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저의 뇌리에 선명한 사진처럼 각인된 컷이 있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꽁지발을 들고 서서 연설을 듣고 있는데 그의 친구가 그 꽁지발을 한 사람의 발뒤꿈치 쪽의 땅을 파는 것이었습니다. 꽁지발을 한 사람이 다시 뒤꿈치를 내려놓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뒤로 넘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 모습이 얼마나 재미났던지 나도 언젠가 꼭 써먹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다.

삶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알게 모르게 당신의 발뒤꿈치의 땅을 파놓습니다. 방심하는 틈을 타서 당신을 넘어지게 합니다. 때로는 우직하게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며 서 있었는데 억울하게 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넘어지고 깨어질 때 보통 다른 사람이나 주변 요인을 탓하게 됩니다. 물론 그들은 비난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결과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합니다.

장바닥이 흙 마당인데 서 있어야 할 다른 선택이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꽁지발을 든 아저씨가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연설을 경청하고자 하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당신의 삶을 살펴보면 당신 자신만 잘하면 만사가 잘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괜히 트집 잡고 넘어뜨리고 해치려는 요인들이 시시각각으로 공격해옵니다. 마치 당신은 안전운전을 하고 있는데 중앙선을 침범해 들이받는 경우가 있듯이 말입니다.

뒤로 넘어져 다쳤을 때 책임은 다치게 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은 고스란히 당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잘못한 사람이 아무리 큰 벌을 받는다 해도 그것이 이미 당신의 아픔이 된 그 상처를 없애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어디에 서 있느냐 역시 중요합니다. 흙이나 지반이 약한 곳에 서 있으면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석 위에 서 있으면 안전합니다. 방어운전을 하라는 것도 같은 말이겠지요?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10-08-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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