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01031 - "자리를 털고"(이인호목사칼럼)

가끔씩 저녁 시간에 전철 1호선, 중앙선 등을 타면 차 안이 등산객들로 가득 찬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예외 없이 그 안에 술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얼굴이 벌겋게 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를 풀고 세상 근심 잠깐 동안이나 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반복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워낙에 등산은 건강을 챙기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을 텐데 그 목적의식은 사라지고 술 한 번 거나 마시는 것으로 된다면 그 폐해가 자신에게나 옆 사람들에게 미치게 될 것입니다. 목적을 상실한 잘못된 일의 반복은 못된 습관을 만들어내고 심하면 결국 파괴적이고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두 도시의 이야기(Tales of two cities)>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영국인 죄수가 프랑스의 한 감방에서 오랜 세월 복역을 합니다. 좁고 어두운 그곳에서 그는 고독과 싸웁니다. 그가 하는 일은 그 좁은 공간을 운동 삼아 걷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발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때가 되어 그는 풀려났습니다. 자유의 몸으로 영국의 자기 집에 돌아왔습니다. 큰 저택입니다. 그런데 평안과 안식을 누릴 수 있는 그곳에서 그는 불안하여 견디지 못해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응접실 귀퉁이에 벽돌을 쌓아 어둡고 좁은 감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가 걸으면서 자신의 발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정말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못된 곳에 길들어져 있는 삶의 틀을 깨뜨리지 못하고, 자유의 삶이 주어졌음에도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인간 실존의 모습입니다. 당신의 삶에 참 목적을 간직하고 있습니까? 처음 가졌던 순수한 목적이 퇴색되고 불순한 것으로 변질되어 있지는 않는지요? 잘못된 습관과 관행은 삶을 갉아먹고 결국 망가뜨립니다. 잘못된 자리, 왜곡된 가치관으로 얼룩진 자리,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의 자리를 털어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새 삶의 길로 일어나 걸어가는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진단하고 그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먼저 회복해야 합니다. 마음이 확고하게 서야 구체적인 결단과 행동이 따라오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날개를 펴고 희망의 기류에 몸을 맡기세요. 그 순간 당신은 자유의 하늘로 높이 솟구치게 될 것입니다.
작성자
마중물
작성일
2010-10-31 10:0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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