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10102 - "재롱잔치"(이인호목사칼럼)

성탄축하발표회가 있었습니다. 다 큰 청년들도 정말 예쁜데 영아, 유치부 어린이들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모든 실수가 용납됩니다. 아니 실수한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사랑스럽습니다.

영아부의 한 아기가 성경을 암송하는데 처음엔 무슨 중국어로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라는 대목에서 우리말이 확실하게 들려왔습니다. 방언 같은 소리였지만 모두가 그것이 어떤 성경구절인지 다 이해하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랑 젖소 무늬 옷을 입고 율동하며 부른 “우유송”은, 그것이 성탄절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잘 몰랐지만, 아마 예수님의 생일잔치에 그저 귀엽게 재롱떠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린아이답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여름에도 캐럴 송을 부르며 재롱을 떨지 않습니까?

유치부어린이들의 율동은 조금 엉키기는 하였지만 그들이 무대에 서 있는 자체가 우리의 기쁨이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고 소개한 사회자의 멘트를 무색하게 영어로 “silent night holy night”를 멋지게도 불렀습니다. 만약 이 노래를 영미권 어린이들이 들었다면 마치 자기 고향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을 것입니다.

유소년부의 워십댄스 중 저학년 어린이들은 앞줄에서 열심히 하는데 몇몇 고학년 어린이들은 뒤에서 어색하다는 듯이 쭈뼛쭈뼛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무대 위에 올라와 함께 스텝을 맞추는 그게 보통일입니까? 그들에게 있어서 굉장한 용기와 순종입니다. 중등부의 연극은 정말 아슬아슬했습니다. 얼기설기 엮어져 가다가 나중에 저의 눈에서 눈물을 빼내고야 말았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고등부의 뮤지컬은 조금만 손을 보고 다듬는다면 대학로를 넘어 브로드웨이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청년들을 이렇게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핸드벨로 찬양을 연주하는, 때론 반 박자 늦게 울리는 벨 소리를 이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천진난만하고 귀여운지요?

TV의 쇼프로그램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과장되고 인위적인 표정과 몸짓의 느끼한 맛이 없습니다. 기계적이고 공장에서 찍어낸 듯이 천편일률적인 식상함도 없습니다. 천연 그대로입니다. 이것을 녹화해서 공영방송국을 통해 방영을 한다면 시청률이 별로 나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게는 그 어떤 TV프로그램보다 더 재밌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예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 앞에서 재롱을 떠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기쁨이자 우리의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작성자
정동호
작성일
2011-01-02 09:57
조회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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