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110123 - "정리정돈"(이인호목사칼럼)

저희교회에 근조기가 있습니다. 근조기는 저희 교우들이 상을 당했을 때 빈소에 세워두어 조의를 표하는 깃발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곳저곳 있을 만한 곳을 둘러보아도 찾지 못했습니다. 최종 설치한 곳이 어디였을까 추적해서 이곳저곳에 연락을 해보았지만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내부 창고에서 그것을 찾아내었습니다.

예수전도단 서울DTS(제자훈련학교)팀이 해외 단기 선교 후 저희 교회에서 일 주일 동안 사역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갔습니다. 저희 교회에 머무는 동안, 그들은 자체 일정에 따라 사역을 하고 오후 시간에는 저희 교회와 협력하였습니다. 천막을 치고 찬양하며 따뜻한 차를 나눠주면서 주보를 전도지 삼아 행인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전도 사역과 함께 청소와 내부와 외부 창고를 정리했습니다. 잡다한 물건을 다 끄집어내고 품목별로 차근차근하게 창고정리를 하다보니까 꽁꽁 숨었던 그 근조기가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아이들 돌 반지, 어느 모임에서 목사 안수 기념선물로 주신 순금으로 된 열쇠 등 금붙이들을 모아둔 게 있었습니다. 아내가 그것을 주머니에 담아 잘 챙겨두었습니다. 비상시에 사용한다나요? 그런데 너무 잘 챙겨둔 나머지 지금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대저택에서 사는 것도 아닌데 있을 만한 곳을 다 뒤져도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번 이사 때 없어진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아깝지만 미련을 훌훌 털어버렸습니다. 조금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습니다. 이사 후, 이삿짐센터로부터 없어진 것이 없냐는 전화를 받고 없다는 대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그 “보물 주머니”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했더니 그런 건 본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괜히 남을 의심해서도 안 되고, 또 엄청난 보물도 아닌 것에 미련을 두어 속상하느니 깨끗이 포기해 버렸습니다. 그동안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생각나면서 실소가 납니다.

물건과 서류 등을 잘 정리 정돈해 두면 필요시에 그것들을 쉽게 찾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리정돈에도 지혜가 필요합니다. 제 위치에 잘 놓아야 합니다. 정리 정돈을 잘 해두는 것은 꽁꽁 숨겨두는 것과는 다릅니다. 애매한 위치에 놓아두면 결정적인 순간에 혼란이 옵니다. 때론 삶이 헝클어질 때가 있습니다. 다시금 정리 정돈하여 삶의 모든 부분에서 규모 있고 질서가 있었으면 합니다.
작성자
정동호
작성일
2011-01-23 09:56
조회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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