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129 - "초대"

30대 후반에 가장으로서 외국유학을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부목사로 시무했던 교회에 마침 한국계 영국인이 있었는데, 그는 영국 회사의 한국지부장으로 파견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으로부터 영국생활과 유학에 대한 정보를 듣고 기도할 때, 영국유학이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고 미비했지만 영국을 향해 믿음으로 발을 디디니 하나님께서는 모든 길을 예비해 두셨습니다.

가족은 1년 후에 합류하기로 하고 내가 먼저 영국으로 갔는데, 마침 그 한국계 영국인이 휴가여서 캠브리지 근처에 있는 자기 집에 나를 초대하였습니다. 그는 내가 도착하는 날 카터(Carter)라는 영국인 장로님부부도 초대하여 내게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그 집에 며칠을 머무는 동안 온 가족이 나를 캠브리지 등 이곳저곳을 안내하며 나의 영국생활의 시작을 도와주었습니다.

그 후 나는 영어연수를 위해 다른 도시로 가게 되었는데, 며칠이 지나 나의 하숙집으로 한 영국인이 찾아왔습니다. 인근에 있는 침례교회의 목사님이었습니다. 카터 장로님이 이곳저곳에 수소문하여 내가 믿고 다닐 만한 교회를 찾다가 연결된 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카터 장로님이 개인적으로 아는 목사님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었던 때가 아니어서 일일이 전화와 편지로 알아본 것이었습니다.

1개월 후 카터 장로님께서 나를 당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어디에서 내리라는 것까지 자세히 편지에 적어 보내왔습니다. 그 댁에 며칠을 머물며 장로님부부와 함께 할 때 조금씩 더 귀가 열리면서 대화가 어느 정도는 통했습니다. 장로님 댁은 베드포드(Bedford)라는 도시에 있었는데, 그곳에는 <천로역정>의 저자인 존 번연이 설교했던 교회와 그의 저작들과 유품 등을 전시한 자그마한 박물관이 있었습니다. 장로님은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내게 자세히 존 번연에 관한 역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다시 어학원이 있는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그곳에 몇 개월 머무는 동안 나는 카터 장로님이 연결해준 교회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매주 있는 구역모임에도 초대받아 말씀과 삶의 귀한 나눔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영국생활은 그야말로 초대받고 초대하는 일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대를 받는다는 것은 인정과 환영을 받고 있다는 뜻이어서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사람에게 초대받는 것도 이럴진대 우리가 온 우주의 통치자이신 하나님께 초대받았다는 사실이야 어떠하겠습니까?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1-26 13:33
조회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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