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122 - "약장수"

동남아의 한 나라에 단체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여행 막바지에 가이드를 따라 한 가게에 들렀습니다. 가게 주인은 발톱무좀을 일거에 고칠 수 있는 약을 소개했습니다. 발톱무좀이 있었던 나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설명을 얼마나 기가 막히게 잘하는지 그 약을 안사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주인은, 만약에 약의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귀국해서 그 약을 사용한 나의 발톱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신이 지금 상상하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환불이요? 먼 타국이라 번거롭고 복잡해서 포기했습니다.

전도할 때 “예수님 믿고 복 받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맞는 말일 수도 있고 틀린 말일 수도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와 그 대상자가 이해하고 있는 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때 “삼박자 구원”이라고 예수님 믿으면 영혼이 잘 되어 천국도 가고 부자도 되고 건강도 누릴 수 있다고 선전하여 사람들을 교회에 많이 끌어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말이 맞아 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믿으면 마음에 평안을 찾게 되어 건강도 회복하고 하는 일이 잘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부자 되기 위해서, 만수무강하기 위해서 교회에 나온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궁극적인 복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영생, 곧 저 천국이 보장됩니다. 천국에 속한 자는 이 땅에서 부자로 건강하게 살 수도 있지만, 가난하게 살 수도 있고 병약한 육체로 살 수도 있습니다. 그 잘 나가는 직장과 풍족하고 안락한 삶을 접고 척박한 선교지나 사역의 현장으로도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천국에 속한 자는 비록 힘 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는 항상 천국을 바라보며, 이 세상이 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천국의 기쁨을 누리며 노래합니다.

제품을 팔 때 정직한 설명 없이 듣기 좋게만 말한다면 고객을 속이는 것입니다. “예수님 믿고 복 받으세요”하며 전도했다면 앞서 말씀드린 성경이 말하는 복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예수 믿고 부자 될 줄 알았는데 당장 효과도 없고, 병 고침을 받을 줄 알았는데 병세가 여전하다면, 그는 속은 기분이 들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길은 멋있고 영광스러운 길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냥 탄탄대로가 아닙니다. 확실한 것은, 그 길에서 가난은 기쁨이 되고 고난은 영광이 되는 역설을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1-20 09:44
조회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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