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115 - "살아있는 공동체"

이곳 남양주와 구리에는 동구릉과 홍유릉 등 조선시대 왕릉이 많습니다. 옆에 있는 왕숙천은 왕이 조상들의 묘소를 오가는 길에 이 시냇가에서 숙박을 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웠으면 왕이 묵어갈 정도였겠습니까? 이곳 남양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왕숙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고기도 잡을 정도로 물이 깨끗했다고 합니다. 20세기 후반 제2차 산업개발시대에 폐수방류와 하천변 난개발로 인해 그 깨끗했던 물이 썩어버렸습니다. 그 많은 물고기들은 사라졌고, 그 물에 도저히 발을 담글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냄새는 얼마나 지독한지 그 악취가 십리는 달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하천을 잘 관리하여 많이 깨끗해졌고 사라졌던 물고기들과 새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 물에 발을 담글 정도는 아닙니다. 우리 교회는, 환경 주일이 되면 교회 주변 마을과 왕숙천 등을 청소하곤 했습니다. 긴 장화를 신고 하천에 들어가면 바닥과 수풀에 폐기물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멀리서는 잘 느끼지는 못하나 물속에 있는 쓰레기를 들추어내면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하천의 물이 썩으면 그 안에 있는 생명체들은 죽습니다. 그냥 하천만 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 악취를 풍겨 그곳에 살기도 힘들고 그 옆을 지나가기도 싫게 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썩으면 그 안에 생명이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교회만 죽는 것이 아니라, 죽은 공동체는 이웃과 사회를 병들게 하고 악취를 풍겨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됩니다. 등만 돌립니까? 교회를 욕하고 하나님까지 욕을 먹게 만듭니다. 죽은 교회는 그 존재의 의미가 없습니다. 깨끗이 사라져야 합니다.

교회는 살아있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공동체만이 그 존재의미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공동체에 생명들이 찾아옵니다. 죽어가는 것들이 그곳에 들어오면 다시 살아납니다. 그곳에는 생명의 회복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생명의 기쁨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살아있는 공동체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십니다. 세상은 살아있는 교회를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살아있는 공동체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살아있는 교회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땅히 살아있는 공동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공동체는 과연 어떠한 모습이며, 이를 위한 우리의 실천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발견하고 그 부르심과 명령에 응답하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1-12 14:33
조회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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