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521 - "효도를 생각함"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부모에게 기쁨을 드린 적도 있었지만 염려를 끼친 것이 더욱 많았음을 알게 됩니다. 특별히 청년 시절 몹시 고뇌하며 몸부림쳤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이해가 되는 것도 있고 왜 그리 했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20대 중후반에 가장 가까운 사람 셋이 연속해서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사랑하는 동생이 사고로, 절친이 급성백혈병으로 그리고 60대 초반의 아버지께서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정신이 멍했습니다. 꼭 그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잦은 금식기도와 매일 저녁마다 산에 올라가 부르짖으며 기도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리 몸부림치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하는 깨달음이 왜 그때에는 그렇게 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는지요? 어머니의 마음도 힘들고 아프셨을 텐데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나만의 괴로움에 집중했던 이기적인 신앙의 모습을 나중에야 깨닫고 회개했습니다.

작년인가, 집에 있는 책장을 정리하던 중 앨범에서 20대 청년의 때에 찍은 나의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활짝 웃고 있는데, 나는 고뇌하는 청춘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사진 몇 장에서 그런 모습이 보였습니다. 영적, 육적인 처절한 싸움 가운데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많이도 무너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불효를 다시 뉘우치게 됩니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부모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자식이 밝고 행복해하면 저 역시 기뻐하며 감사하게 되고, 자식이 어둡고 아프면 저 역시 마음이 무겁고 고통스럽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힘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하는데, 부득이 부모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다면 그 과정에서 소망을 기대하실 수 있게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효도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효도의 기본입니다. 당장 효도를 하지 못해도 살아있어야 합니다. 살아있어야만 언젠가는 효도할 기회가 있지 않겠습니까? 불가항력적으로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부모의 가슴에 큰 슬픔과 아픔을 남긴다면, 스스로 생명을 버리는 일은 자식이 할 도리는 결코 아닙니다. 당신의 생명은 당신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므로 당신 마음대로 다뤄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거나 주저앉는 것만큼 부모에게 큰 불효가 없을 것입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다하여도 기도하며 버텨야 합니다. 반드시 그 모든 무거운 짐을 벗고 부모와 함께 웃는 날이 올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5-18 14:36
조회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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