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507 - "새로운 살 길"

우리 교회 청년들과 성도들이 여름철이면 찾아가 성경학교, 미용과 마사지, 벽화그리기, 수지침, 주민초청잔치 등으로 섬겼던 지리산 자락의 한 마을에 지금은 멋진 교회와 지역아동센터가 세워져 있습니다.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내가 이십대 중반 청년시절에 그 마을을 처음 찾아갔을 때는 그 마을뿐만 아니라 그 마을이 속한 면 전체에 교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육십여 가구였던 그 마을에 무당이 여섯 명이었습니다. 그만큼 무속신앙이 깊이 뿌리박혀 있던 곳이었습니다. 당시 군청의 자료를 보면 그 면 전체에 기독교인이 0명으로 나와 있습니다.

신학생인 나는 학기 중에는 주말마다, 방학 때는 그곳에 내려가 지내면서 나무 밑에서, 나중에는 마을 회관을 빌려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모아 성경이야기를 해주고 찬송도 가르쳤습니다. 마을 뒷산 중턱에는 굿을 하는 제단이 있었습니다. 때마다 굿하는 소리가 온 마을에 가득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천근만근처럼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성경말씀을 전했고, 교회와 선교회 등의 헌금으로 마을 중앙의 집도 사게 되었습니다. 내 후임자가 바로 그 자리에 교회 건물을 세웠고 유치원도 열었습니다. 어둠에 눌려있었던 마을에 새 빛이 비추기 시작하였습니다. 무당이 예수님을 믿고 집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이발소를 운영하던 마을 이장은 세례를 받고 교회의 신실한 일꾼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목사님 부부가 지역아동센터를 모범적으로 운영하여 그곳 초등학교 아이들 거의 전부인 삼십여 명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나는 사십여 년 전 그저 그곳에 복음의 씨를 뿌렸을 뿐입니다. 내 뒤를 이은 신실한 일꾼들을 통하여 예수님을 전혀 몰랐던 그곳에 복음의 꽃이 피어나고 우리 주님은 그 마을에 있는 영혼들에게 새로운 살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다시 그곳의 교회와 협력하여 국내단기선교가 재개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더 풍성한 생명의 길이 닦이고 생명의 열매가 가득해졌으면 합니다.

우리는 마음껏 예수님을 믿고 예배드릴 수 있는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감사의 조건인지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먼 곳도 아니고 바로 지척에 지금도 살 길을 찾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작은 믿음이라할지라도 주님이 닦아놓으신 새로운 살 길로 우리의 이웃을 인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비록 서툴고 많이 부족하지만 믿음으로 생명의 역사에 동참할 때 역사하시는 분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이 부르심에 함께 응답할 때 다시 우리의 가슴은 생명의 환희로 뛰게 될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5-04 12:19
조회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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