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924 - "생명의 통로"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남쪽 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하노라"

백남석의 노랫말에 현제명이 곡을 붙인 <가을>이란 동요입니다. 1936년 펴낸 어린이 찬송가에 처음 실린 것인데, 2절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다시 불어오니 밭에 익은 곡식들은 금빛 같구나 추운 겨울 지낼 적에 우리 먹이려고 하나님이 내려주신 생명의 양식”

당시 백남석은 연희전문학교 영문과 교수로 2대째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백사겸은 워낙에 시각장애인 점장이었습니다. 눈은 멀었지만 워낙 영특한데다가 말재간이 남달랐다고 합니다. 점을 보러오는 이들이 넘쳐 돈벌이가 쏠쏠했습니다. 그런데 점을 치다보니 과장해서 말하게 되고 사람들을 속이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그러던 중에 성경을 파는 김제옥이라는 여인이 쪽 복음을 그에게 주고 갔습니다. 한쪽에 치워놓았던 그것을 다시 찾아 아내에게 읽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와 온 가족은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되었습니다. 백사겸은 아내와 어린 아들 남석이 성경을 읽어주면 그것을 몇 번 반복해서 들은 대로 다 외워버렸습니다.

그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타고난 재치와 달변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메시지를 들으며 사람들은 웃기도하고 울기도 하면서 회개하였고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그는 개성 남부교회, 장단읍교회, 감바위교회를 개척하여 설립하였습니다. 그는 아들 남석을 윤치호가 설립한 한영서원에 보냈고,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백남석은 연희전문학교 교수가 되었습니다. 백남석은 흥업 구락부에도 가입하여 독립운동에도 참여하였고, 주일학교운동에도 깊이 관여하여 많은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백남석은 아버지 백사겸을 통해 어릴 적부터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의식이 있는 좋은 학교와 신앙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백사겸은 성경을 파는 김제옥이라는 여인을 통해 복음을 접하게 되고 변화 받았습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그는 진실한 크리스천이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는 하나님이 보내신 그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그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9-21 12:01
조회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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