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0917 - "기독교의 미래"

영국은 기독교의 전통이 뿌리 깊은 나라입니다. 각 대학에는 기독교신학부가 있었고 학문의 꽃은 신학이라는 말이 회자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점점 그 규모가 축소되어 종교학과나 역사학과에 편입되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 제가 다녔던 버밍엄대학교도 그런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왕성했던 기독교신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식어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프란시스 홀이라는 예배당이 있었는데, 정오가 되면 무슬림학생들이 모이는 집회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예 예배당의 화장실 옆에는 무슬림학생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전에 발을 씻는 장소도 마련해놓고 있었습니다. 예배당, 아니 예배당이었던 홀은 무슬림학생들이 넘쳐나는데, 기독학생동아리는 힘을 잃고 몇몇 학생이 한쪽 구석에서 소그룹으로 모여 활동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 분위기 있고 특히 창문이 예뻤던 개인기도실도 나중에는 청소도구를 놓았던 조그맣고 밀폐된 공간으로 옮겨졌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더욱 더 심각하리라고 봅니다. 교회당은 텅텅 비어가고 관리와 유지가 어려워 교회건물은 카페, 잡화점, 술집으로 심지어 무슬림들의 회당인 모스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세속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전통을 가진 유럽의 여러 나라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욱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기독교의 쇠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벌써 그리스도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처음 가졌던 복음에의 열정과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그 원인입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신앙이 세속주의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교회건물들은 아직 대단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다시금 복음의 순수함과 열정을 회복하지 않으면 유럽의 교회건물들처럼 쇠퇴해져 갈 것입니다. 그 화려했던 예루살렘성전, 영원히 그 위용을 자랑할 것만 같았던 그것도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무너졌습니다. 그 원인 역시 하나님의 말씀이 설 자리에 세속주의의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것이지요.

사람은 무언가를 마구 자기에게 채우려고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독초를 약초로 알고 욕심 것 채우고 먹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일에 더 착념해야 합니다. 채우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지요. 하나님은 약초와 독초를 결코 혼동하지 않으십니다. 세속주의 가치관을 비우고 말씀중심의 순전한 신앙으로 재무장할 때 기독교의 미래가 있습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9-14 13:54
조회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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