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1024 - "더 소중한 것"

여기저기에서 오징어뭐다, 오징어뭐다해서 그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1회분을 보고 별로 끌리지 않아 더 이상 보지 않고 있다가, 누군가가 냉혹한 현실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하려면 이런 드라마를 보아야한다는 말에 총 9편을 몇 차례에 나눠 다 보았습니다. 뉴스나 여러 글에 이미 스포일러가 많이 나와 있어서 이 드라마의 일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큰 실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통놀이 몇 가지를 진행하면서 그 게임에 지는 사람들은 총에 맞아 죽고 제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어마어마한 상금을 차지하게 된다는 줄거리인데, 그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빚더미에 치여 생지옥 같은 삶을 살다가 온 자들입니다. 어차피 세상에 다시 나가도 죽지 못해 사는 삶인데 그 게임장에서는 그래도 게임의 최종우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습니다. 게임 참가자들은 각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거액의 돈이 자기 것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게임에 임합니다. 그 과정에 비열함과 속임수 그리고 폭력이 난무합니다. 이런 장면만 계속되었다면 마음이 너무 불편해 더 이상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간 중간에 인간미 넘치는 휴먼드라마가 잘 버물려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게임장은 현대를 살고 있는 인간 세상의 축소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금이 눈앞에 보이는 마지막 게임에서 공교롭게 주인공과 같은 동네에서 “형, 동생”하며 지냈던 사람 그 둘만이 남았습니다. 그 동네동생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속이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최종 생존자 외에 죽어야할 자들이라는 꽤 합리적인 명분이었습니다. 그 마지막 게임에서 주인공은 한 발자국만 앞으로 옮기면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있어서 문제는, 게임에 패한 동네동생은 총에 맞아 죽게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때 그는 상금을 포기하고 둘이 살아나가는 것을 선택합니다. 손에 닿을 듯이 가까이 온 그 어마어마한 돈을 뒤로 하고 다시 지옥 같은 세상으로 나가더라도, 생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혹자는 그 비열하고 악한 동네동생은 죽어도 싸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그 엄청난 상금을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옳은 것을 선택했습니다. 천하보다 더 소중한 것은 생명이라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던 것입니다. “돈, 돈, 돈”하며 물질만능주의의 노예가 되어가는 세상에 생명에 대한 가치를 알고 바른 선택을 하는 자들이 있다면, 아직도 이 세상은 희망이 있습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10-21 18:04
조회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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