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1219 - "어린양 예수"

초등학생 때 토끼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를 마을 5일 장에서 샀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용돈을 모아 산 것이었습니다. 나무로 된 사과궤짝에 철망으로 위를 가리고 그것을 옆으로 세우면 그런대로 괜찮은 토끼장이 되었습니다. 어린 토끼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학교에 가서도 마음은 토끼에게 있었습니다. 저의 단짝 친구도 토끼를 키웠는데, 저보다 두 배나 큰 사업규모였습니다. 두 마리를 소유했지요. 방과 후면 그 친구와 함께 토끼풀을 뜯으러 다니는 게 일이었습니다. 얼굴과 팔은 햇볕에 새까맣게 탔지요. 물이 묻은 풀을 먹이면 배탈이 난다, 어떤 풀은 독이 있어 먹이면 안 된다하여 얼마나 조심했는지 모릅니다.

토끼는 점점 어린 티를 벗어갔습니다. 먹는 양도 늘었습니다. 당시 사료도 구하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있다하여도 그것을 살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부모로부터 일정하게 받는 용돈이 전혀 없었던 때였습니다. 덩치가 커지자 한 마리인데도 제가 감당하기에 힘이 부쳤습니다. 잘 먹이지 못해 말라가게 하는 것보다 파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장에 가서 난생처음 장사라는 것을 해보니, 살 때는 비싸게 주고 팔 때는 싸게 받을 수밖에 없는 시장의 생리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물론 장사의 달인들은 그 반대로 하겠지만 말입니다. 몇 달 동안 그 많은 시간을 들여 정성껏 키웠는데 토끼를 산값이나 판값이 비슷했습니다. 그 때만해도 그동안 헛고생을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다보니 그 어린 토끼가 어린 내게 준 기쁨과 행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녀는 세 살 때까지 평생 해야 할 효도를 다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이후는 다 해놓은 효도에서 하나씩 찾아먹는 거여서 혹여 부모의 속을 썩이는 일이 있어도 본전 찾아간다하고 이해하라는 겁니다. 어린 아기나 어린 가축은 그 존재자체가 기쁨과 위로와 힘이 됩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어린양으로 비유를 합니다. 어린 토끼 한 마리도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고 설렘이 됩니다. 하물며 우리의 죄를 그의 피로 씻어 영원한 생명을 주신 어린양 예수님은 저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가 되시겠습니까? 하나님의 어린양의 다른 이름은 사랑입니다. 끝없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놀랍고 한량없는 사랑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대림절을 지나면서 우리에게 사랑으로 오신 하나님의 어린양 예수님을 겸손한 마음으로 순결하고 거룩한 마음의 그릇을 준비하여 맞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12-16 15:5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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