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글방

나눔을 삶으로 보여주신 집사님들께 감사드리며..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예측할 수 없는 요즈음입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고 등교개학을 시작하니 우려했던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요즈음엔 산발적인 지역감염 형태로 계속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여러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감염사례 분석 결과 교회의 소규모 모임과 행사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10일부터는 모든 교회 소모임 행사 식사가 금지되는 등 방역지침까지 강화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앙교육 역시 중단되어선 안되기에 주일학교도 현장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불안함 속에서 예배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 앞에서 저희는 그저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되던 3월, 매일 급증하는 확진자 수, 사망자 수를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하고 마스크 부족으로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인 걸 보았을 땐, 이게 현실이 맞는지, 내가 혹시 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순간순간 들기도 했습니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 벌어지니 워낙 변화에 둔감한 저에게는 현실로 인식하는 것조차 힘들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그러고 있을 순 없기에 고통스러운 현실이지만 자각하고 제게 주어진 일들을 최선을 다해 감당해나가자, 라는 생각으로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뭉클한 감동과 힘을 주는 경험을 하게 해주셨습니다.

아래 필라델피아 어느 목사님의 글처럼 코로나19의 상황을 건너고 있는 이 시기에 경험했던 이야기를,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아무 일 없던 듯 다 잊고 살아가진 않을까 싶어 글로 남겨봅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귀한 집사님들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지난 3월 1일 주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만 해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끝도 없는 긴 줄을 서야 했고 그러고도 사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온라인으로도 구입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구할 수 없는 마스크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지금은 원하면 아무 때나 기다리지 않고 마스크를 살 수 있기에 불과 4개월 전 일인데도 지난 일이 얼마나 빨리 잊히는지 벌써 그런 적도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기에 조금 사놓았던 마스크가 몇 개 남지 않아 저 역시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그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2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예배 끝나자마자 저희 가족은 부리나케 점심을 먹고 마스크를 구입하러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판매 시간 한시간 전에 갔는데도 아침부터 줄 선 사람들한테 번호표 200장이 모두 나갔다며 더는 살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다시 이마트로 달려갔습니다. 이마트에서도 그날 3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했는데 갔더니 이마트도 역시 아침에 다 판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허탈하고 난감하던지.. 마스크 때문에 그런 난리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 속상하기만 했습니다.
암담한 마음으로 힘없이 다른 물건들을 사러 카트를 밀고 다니다 최혜련집사님을 만났습니다. 집사님은 마스크 구했느냐고 물으시더니 급하면 한개라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집사님도 다섯개가 있는데 거기에서 한개를 나눠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며칠 쓸 건 있어서 괜찮다고 했지만, 몇개 남지도 않은 것을 나누시겠다는 그 마음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물건을 다 사고 나오려는데 이번엔 김진아집사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매일 출근하는 저에게 마스크가 더 필요할 거라며 나눠주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진아집사님에게서 금같은 마스크 10장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 며칠 후 최경진집사님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마스크를 저희집 우편함에 넣어놨으니 사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정지영 집사님도, 여행갈 때 사두었던 마스크가 좀 있다면서 나눠주었습니다.ㅜㅜ

미국에 사는 언니에게 마스크를 보내는데 최대8개까지만 가능했고 그것도 한달이 넘어 받았다고 할 정도로 마스크 한개가 너무나 귀했던 때였습니다. 아무리 마스크가 여유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후 마스크 구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많이 모아두어도 모자랐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것을 다른 사람한테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 힘든 일을 삶으로 보여주신 집사님들이 놀라웠습니다. 계속되는 집사님들의 나눔에 눈물을 쏟을 뻔했습니다..;;

스무살에 예수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후로 지금까지 여러 교회를 옮겨 다녔습니다. 길가에교회가 저에겐 열 번째 교회입니다. 교회 옮기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도 다녔던 교회들의 심각한 다툼과 분열, 그리고 잦은 이사로 인해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 곳의 교회들 중 가장 오래 다니고 있는 이곳 길가에교회에서 하나님께서는 제게, 만남의 복을 넘치도록 부어주셨습니다. 지혜롭고 성숙한 집사님들과 나누는 교제로 인해 자주 행복함을 느낍니다. 주안에서 만난 동역자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길가에교회 성도들을 통해 늘 경험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상황 때문에 집사님들과의 소모임들을 할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서로를 위하고 생각하는 마음은 한결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전문가들의 말처럼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주를 섬기고 서로를 사랑하는 일만큼은 멈추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작성자
김은경B
작성일
2020-07-13 13:31
조회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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