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글방

딸과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아래 글은 오랫동안 알아왔던 목사님이 쓰신 글입니다.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허락을 얻고 올립니다.

글을 쓰신 목사님은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사역하고 계십니다.







‘딸과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지난 주간에 10살 된 딸 승하와 낚시를 갔습니다. 딸과의 데이트,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당연히 물고기를 제대로 잡지는 못했구요, 대신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중에 저의 마음에 깊이 들어온 이야기가 하나 있어서 소개합니다.

“승하야, 이번에 말이야... 바이러스 때문에 학교에 안가고 집에만 있잖아.... 좋은 건 뭐고, 안좋은 건 뭐야? 우리 하나씩 이야기해볼까?”

하나씩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대부분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학교에는 안가서 좋지만 친구들은 보고 싶고, 가족들과 다 함께 있어서 좋지만 밖에도 나가고 싶고.... 한참을 이야기를 하다가 승하가 문득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빠, 나는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면.... 내 딸하고 손자들한테 말해 줄거야. 내가 열 살 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는데.... 사람들이 다 집에 있고, 겁내고 무서워하는데.... 내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했다가 다 말해 줄 거야....”

아주 평범한 말이었는데 저는 잠시 생각을 멈췄습니다. 그렇지.... 나의 아버지 세대는 6.25 전쟁을 늘 말했었지. 보릿고개가 있다고 했었지.... 그래서 열심히 일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전쟁과 보릿고개는 그 시대를 경험했던 세대의 사상이 되고 이념이 되고 기준이 되었습니다. 저희 세대, 소위 386세대의 기억에는 80년 광주 항쟁과 87년 민주화 항쟁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세대가 오늘의 정치와 경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은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세대가 지나갔습니다. 지금 자라나는 저의 자녀들의 세대의 기억 속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각 시대마다 만난 역사적 과제가 있고 통과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속에 살았고, 우리 자신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나는 무엇을 했던가? 어떤 삶을 선택했던가? 그런 시절을 보냈으므로 나는 나의 자녀에게, 후손에게 어떤 기억과 가치와 이야기를 남겨줄 것인가? 인류의 역사를 보면 한 세대가 한 시대를 살고 그 경험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교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어서 다음 세대가 살아야 할 길을 닦아 왔습니다. 거창하게 인류를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개인의 삶에도 그렇습니다. 인생마다 고비가 있고, 시련과 고통은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하고 성장시킵니다. 내 삶의 나이테가 자라는 과정에서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가...? 나는 나의 자녀에게, 나의 후손에게 어떤 이야기로 그들이 살아야 할 삶의 길을 보여줄 것인가...? 어이없게도 이제 열 살 먹은 딸이 자신의 자녀와 손주들에게 들려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나는 2020년, 인류가 새롭게 경험하는 Pandemic의 상황 속에서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가? 내 자녀와 후손이 삶으로 걸어야 할 길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가....?

알베르토 까뮈의 ‘페스트’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주인공이었던 리유는 이렇게 독백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는지를 까먹을 지도 모른다. 단 한 번도 그 지독한 불행을 겪어본 적이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이 환희가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는다. 그 균은 수십 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있을 수 있고,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한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또다시 쥐들을 흔들어 깨우고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을 것이다.”

우리 시대가 만난 'COVID19의 한 때'를 지나면서 좋은 이야기들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가와 사회가 그렇게 해야 하고, 우리 개인의 삶에서도 그러합니다. 이 어려운 시대를 어떻게 극복하고 넘어설 수 있었던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숨고 은둔하는 선택이 아니라, 인류가 공통으로 만난 시련을 공동체적인 지혜와 협력으로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실천을 했는지 이야기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 세대가 더 어려운 시련들을 만날 것인데.... 우리 시대가 만든 이야기들이 그들이 걸어갈 길이 되고, 그들이 열어젖힐 문이 될 것입니다.


작성자
따뜻한 울림
작성일
2020-05-31 19:17
조회
920
전체 2

  • 2020-06-01 22:39

    유럽 국가가 세계제1,2차 대전을 치르고 수많은 사망자와 부상자, 희생자들을 양산 하고 후세에게 가르쳐준 것은 전쟁은 인류가 해선 안될 행위이고 그 원인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 하는 데서 비롯 되었기 때문이라 분석 하고 그 해결책으로 유럽 공동체를 만들어 같이 상생하는 모델로 제시하고 결성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ovid19에 있어서는 국가마다 그 해결법이 다른데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방법은 국제간의 긴밀한 협조와 공동 대응을 하자는 것인데 이 주장에서 저는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사랑 하신다는 걸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까지 우린 헬조선 이라하고 무한경쟁속에 생존만이 살길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공존이라는 가치를 생각하는 나라로 발전 되었다는게 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상당히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전 covid 19를 맞이한 시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생존에서 공존, 공존에서 상생의 길을 알려 주고 싶고 이러한 길로 가는 것에는 주님의 가르침을 알고 행하는 데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교에서는 메시아가 벌써 이세상에 오셨습니다. 이 말은 어떤 절대적 존재가 세상에 와서 바꾸어 진다는 개념이 아니라 오신 주님을 잠 섬겨 행하여 이루어야 한다는 뜻으로 전 해석 합니다. 여기에는주님앞에 내가 바로 서고 그리고 우리가 바로 서서 우리에 맞는 리더쉽을 가진자를 리더로 만들고 섬기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제 아이들을 하나님의 뜻에 맏는 리더로 양육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하나님 뜻에 맏는 리더를 분별하고 선택하여 섬길 수 있는 지혜의 가르침도 중요 하다고 봅니다. 혹시 그렇지 못한 리더를 리더로 섬기는, 즉 우상을 섬기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양육 해야 합니다.우상을 섬길시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 한것은 성경에서 너무나 자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COVID19의 한 때'를 지나면서 우리가 개인적으로 주님앞에 바로 서서 어떠한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리더를 분별하고 세워서 섬기며 공존과 상생을 행하는 계기로 가길 개인적으로 소망 합니다.


    • 2020-06-02 14:48

      맞습니다. 모두가 더불어 다같이 잘 살아야 하는 것의 가치를 코로나19를 경험하며 더 생각하게 되었다고 저도 미래 손주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크게 대두되어 교육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면 좋겠습니다.
      대학입시가 대학 서열화를 많이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바뀌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치열한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과 맞물려 돌아가는 사교육문제, 부동산문제, 취업문제, 교육격차로 인한 빈부격차의 심화문제 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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