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20230405 - "자릿값을 못한 자"(마27:11~26)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세익스피어의 작품 <헨리4세>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힘과 명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직책이 높을수록 그 자릿값을 하지 못하면 그만큼 더 추하고 해가 됩니다.

유대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예수가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 한다는 종교적 죄목으로 빌라도 법정에 고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왕"이라는 정치적인 죄목을 예수에게 붙였습니다. 로마 정부의 허락도 없이 유대인의 왕 행세를 한 것은 로마에 반기를 든 것이므로 처형이 마땅하다는 논리였지요.

당시 군중의 집회는 로마 총독의 감시와 통제를 받았습니다. 그동안의 보고를 통해 빌라도는 예수가 로마를 타도할 움직임을 보였거나 설교를 한 적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유대의 유력자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과 심문이 불법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아내가 꿈 이야기를 하면서 "저 옳은 사람에게 아무 상관도 하지 마옵소서"라고 간청하기도 하여, 어떻게든 그 불의의 재판에서 발을 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유월절 특별사면으로 예수를 풀어 줄 궁리를 하였으나 유대인들은 그를 몰아 붙였습니다. "닥치고 사형"을 언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빌라도가 예수에게 그럴 만한 죄를 찾지 못하겠다고 하자 그들은 더 길길이 뛰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제 상식과 논리조차 통하지 않습니다.

빌라도는 민란이 일어날까봐 물을 가져다가 손을 씻으며 예수의 피에 대하여 자기는 무죄하니 그들이 당하라고 하자, 폭도들은 그 피를 자기와 자기 자손에게 돌리라며 소리쳤습니다. 그 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들은 상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예수를 죽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빌라도는 결국 예수를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고 말았습니다.

물로 손을 씻었다고 그 책임과 불의의 죄를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우리는 "(예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며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빌라도는 자기의 자릿값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힘 있는 자리에서 더욱 더 엄격하게 공평과 정의를 행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만왕의 왕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사실 엄청나게 권세 있는 자리에 있는 자들입니다. 우리 식구, 우리 편이라고 마냥 두둔하고 감싸 돌아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과 사안 앞에 공평과 정의가 서야 합니다. 주어진 힘은 군림과 지배가 아니라 섬김과 희생을 위한 것임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이 자릿값을 하는 모습입니다.

 

"자릿값을 못한 자"(마27:11~26)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4-05 08:39
조회
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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