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20230512 - "이게 과연 옳은가?"(민27:1~11)

30여 년 전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이어지는 성지순례 길에 유목생활을 하는 베두인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자들이 양을 치고 남자들은 옹기종기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며 놀고 있었습니다. 옛날 전쟁이 많았던 시절에 남자는 전장에 나가고 여자가 자녀와 가축을 키웠던 전통 때문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었습니다. 지금도 변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 예장통합 교단에서는 1994년에야 여자목사안수가 법제화되었습니다. 항존직 임직식 때 장로와 안수집사에게는 안수했지만 권사에게는 안수하지 않았던 전통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전통과 문화는 매우 소중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시대상황에 맞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바로 잡아야할 것입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으나 전통과 문화는 변할 수 있습니다.

므낫세의 4대손인 슬로브핫은 아들 없이 딸만 다섯을 두고 죽었습니다. 곧 가나안에 들어가 땅을 분배받아야하는데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그 이름이 종족 중에서 삭제되고 분깃조차 없게 되는 것에 그의 딸들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온 이스라엘백성 중에 그와 비슷하게 딸만 있는 가정들이 많았을 텐데, 슬로브핫의 딸들의 용기가 대단합니다. 당시의 문화와 전통에서는 아들, 특히 장자에게 상속권이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슬로브핫의 딸들은 그것이 과연 옳고 공평한가를 생각하고 물었던 것입니다.

이에 모세는 그것이 법이고 규례이니 헛소리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늘 교통하며 하나님의 뜻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하나님의 뜻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겸손히 슬로브핫의 딸들이 제기한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물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이 없으면 딸이, 딸도 없으면 형제가, 그도 없으면 아버지의 형제가, 그도 없으면 가장 가까운 친족이 기업을 물려받게 하는 구체적인 규례가 하나님의 가르치심에 따라서 세워졌던 것입니다.

친구인 신학대학교수가 어느 대형교회를 언급하면서, "그 교회는 정관이 바이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정관도 규칙도 약속이니 잘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상황에 맞지 않거나 무엇보다도 성경말씀에 앞서 있다면 과감하게 고쳐야할 것입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깨어있는 영성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겸손하나 담대했습니다. '과연 이것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된 것인가'를 질문했습니다. 아무리 전통과 문화가 중요해도 하나님의 말씀이 그보다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과 늘 교통하며 그의 뜻을 잘 파악하고 순종했던 모세는, 문제를 제기한 슬로브핫의 딸들을 무시하지 않고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하나님의 구체적인 뜻을 물었습니다. 그 겸손이 더욱 건강하고 공의로운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데에 일조를 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내가 이해하고 알고 있는 것 이상입니다.

 

"이게 과연 옳은가?"(민27:1~11)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05-12 08:46
조회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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