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대상11:20-47절)
그리스도의 용사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

우리는 종종 이름을 남기는 삶을 꿈꿉니다. 역사에 기록되는 위인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유명했는가보다, 얼마나 충성되었는가를 보십니다.

오늘 본문인 역대상 11장 20절부터 47절은 다윗 왕국을 세운 용사들의 명단입니다. 이 명단은 단순한 이름 나열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운 자들의 믿음과 헌신, 그리고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자들의 목록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1. 하나님은 이름보다 충성을 보신다 (20–25절)

본문 앞부분에는 아비새와 브나야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이들은 다윗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대표적인 용사들입니다.

아비새는 요압의 동생으로, 삼백 명을 창으로 무찌른 강한 전사였습니다(20절).

20 요압의 아우 아비새는 그 세 명 중 우두머리라 그가 창을 휘둘러 삼백 명을 죽이고 그 세 명 가운데에 이름을 얻었으니

그러나 그는 세 용사의 반열에 들지는 못했습니다.

21 그는 둘째 세 명 가운데에 가장 뛰어나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나 첫째 세 명에게는 미치지 못하니라

하지만 "그들과 함께 이름을 얻었다"고 말씀합니다.

“그가 창을 휘둘러 삼백 명을 죽이고 그 세 명 가운데에 이름을 얻었으니” (20절)

아비새는 뛰어난 무공을 세웠지만, 삼 용사만큼의 명성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들과 함께 이름을 얻었고, 우두머리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다시 말해, 그는 1등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충성한 자였습니다.

브나야는 더 특이한 인물입니다.

22 갑스엘 용사의 손자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는 용감한 사람이라 그가 모압 아리엘의 아들 둘을 죽였고 또 눈 올 때에 함정에 내려가서 사자 한 마리를 죽였으며

23 또 키가 큰 애굽 사람을 죽였는데 그 사람의 키가 다섯 규빗이요 그 손에 든 창이 베틀채 같으나 그가 막대기를 가지고 내려가서 그 애굽 사람의 손에서 창을 빼앗아 그 창으로 죽였더라

이 장면들은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위험과 불리함을 믿음으로 돌파한 자의 이야기입니다. 브나야는 두려움을 이기고, 불리한 환경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한 영적 용사였습니다. 브나야는 남들이 피하는 자리로 향했습니다. 전투의 순간, 다윗 곁에서 싸우는 자, 위험을 피하지 않고 감당하는 자였습니다. 이런 사람을 다윗은 시위대장으로 삼았습니다.

하나님은 ‘가장 잘난 자’보다 ‘가장 충성된 자’를 귀히 여기십니다. 여러분이 지금 교회나 가정에서 맡은 일이 보잘것없어 보여도, 주님은 그 충성의 마음을 기억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도 믿음의 싸움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가정, 직장, 교회에서의 갈등, 시험, 유혹…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기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위기의 날에 피하지 않고 믿음으로 전진하는 자를 주님은 기억하십니다.

2. 하나님은 다양한 사람을 통해 공동체를 세우신다 (26–41절)

본문 중간에는 수많은 용사들의 이름이 나열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출신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암몬 사람 셀렉” (39절) — 원수 민족이던 암몬 출신, 이방인 출신입니다.

“헷 사람 우리아” (41절) — 다윗의 충직한 부하였지만, 인간의 죄로 인해 비극의 주인공이 된 인물.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으셨습니다.

그 외에도, 북이스라엘 출신의 사람들, 곧 다윗과는 혈통이나 지역이 다른 이들도 있습니다.

다윗은 유다 지파 출신이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다른 지파와 심지어 이방인들까지 모아 다윗의 왕국을 세우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의 민족, 하나의 성격, 하나의 배경으로는 세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이들을 불러 하나의 공동체로 이어주시고, 다양한 은사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 세워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배경, 다른 성격, 다른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 공동체를 이룹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영웅보다, 서로 연결된 공동체를 통해 일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우리의 약점조차도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3. 하나님은 이름 없는 자들의 충성을 결코 잊지 않으신다 (42–47절)

본문 마지막, 42부터는 그야말로 이름의 나열입니다. 대부분 우리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입니다.

이들의 업적은 길게 기록되지 않았고, 어떤 이들은 전투에 한 번 참여한 것 외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이름을 성경에 남기셨습니다.

성도 여러분, 성경에 이름이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언약의 역사에 참여한 자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유명했는가보다, 얼마나 충성되었는가가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름 없는 자들의 수고를 잊지 않으시고, 하늘의 책에 그 이름을 기록하십니다.

우리가 예배드리는 것, 섬기는 것,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것—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하늘의 기록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조용히, 충성되게 살아가는 무명의 용사들이 됩시다.

성도 여러분,

다윗의 왕국은 다윗 혼자의 힘이 아닌 수많은 무명의 용사들의 헌신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더 위대하신 왕, 예수 그리스도, 주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오늘도 교회에서, 가정에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용사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책에 여러분의 이름이 기록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