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0321 - "드립커피(drip coffee)"

모태신앙으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기도를 하나님께 드려왔습니다. 그런데 나의 기도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님의 뜻과 나의 바라는 바가 일치한 기도,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나의 욕심대로 한 기도, 그리고 하나님의 뜻인지 나의 욕심인지 잘 분별할 수 없는 기도가 그것입니다. 아직도 하나님의 뜻인지 나의 뜻인지 잘 분별이 안 되는 기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간혹 나의 욕심을 하나님의 뜻이라 착각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말씀의 빛으로 점점 더 가까이 나아가면서 그 시행착오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뜻대로 하는 기도를 들으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확신할 때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기도해야합니다. 반대로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깨닫고 알았을 때는 과감하게 그 기도를 그쳐야합니다. 그런데 기도의 내용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 잘 분별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선택할 때 그런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이때에는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시기를 기도함과 동시에 과연 하나님도 그것을 기뻐하시는지를 거듭해서 물어야합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도 원하신다는 확신이 들면 더욱 간절히 기도하면서 포기하지 말아야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의 욕망이며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알았을 때는 그 기도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다할지라도 과감하게 그 기도를 중단할 수 있어야합니다. 결코 그 기도의 과정은 허비된 시간이 아닙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되지만,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게 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붙잡고 끈질기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듭니다. 마음이 조급하고 참을성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금방 무언가가 짜릿한 감동으로 와야 하고 고민했던 문제도 하나님께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합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커피를 드립커피라고 하지요? 한 잔을 받아내려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커피 맛을 아는 사람은 인스턴트커피를 잘 마시지 않습니다. 그냥 달콤한 맛이지 커피의 본맛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저같이 커피의 본맛을 잘 모르는 사람은 드립커피를 마시기 위해 그 맛이 좋다는 커피숍을 찾아 그 먼 길을 가고, 또 그 한 잔이 채워지는 시간을 기쁨으로 기다리는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진짜 기도의 맛을 아는 사람은 기쁨으로 그 시간을 기다릴 줄 압니다. 그 기다림이 바로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으로 기다리며 기도하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03-18 16:11
조회
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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