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0719 - "택하신 삶의 결말"

1970년대 말이니까,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더 되었네요. 신학교에 들어가서 충격 받은 것 중 하나가 우리가락으로 된 찬양을 접한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교회에서 장구나 북 장단에 맞춰 우리가락의 찬양을 부른다는 것은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명창 박동진 선생님께서 저희 신학교에 와서 특강을 몇 번하셨는데, “예수전”이라는 판소리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고난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부르짖으시는 대목에서 저의 가슴은 감동과 은혜로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우리가락이 그렇게 아름답고 멋진 것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선생님은 간증을 곁들었습니다. 판소리 “예수전”의 노랫말인 사설을 받으실 때만 해도 선생님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것을 만든 이도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선생님이 그것을 하셨으면 하고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까짓것 해보지’하고 연습을 하는데 도저히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사설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이 흠뻑 젖어들어야 하는데 예수님도 믿지 않는 상태에서 그것이 될 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 그리고 고난 받으신 기록을 수십 번 읽고 묵상하다가 선생님은 말씀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통곡하며 눈물로 회개하는 기도가 터져 나온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두 팔 벌리고 기다리셨던 아버지 하나님의 품에 안겨 새 생명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명창으로 인간문화재로 존경을 받으며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자기처럼 완악하고 교만한 사람이 없음을 고백하고 아버지하나님께 두 손 들고 돌아왔던 것입니다. 유교사상으로 똘똘 뭉친 자기 문중에서 처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그 완고한 문중의 많은 이들이 벌써 선생님의 영향으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간증이었습니다. 나중에 장로님이 되어서도 선한 영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애쓰는 삶을 사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에게 있어서 그 삶의 결말은 분명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가장 아름답게 매듭이 지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드라마에 비유한다면 비극이 아니라 희극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지요. 모든 것이 암울하게 끝날 것 같은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닙니다. 설령 죽음이라도 부활이라는 반전이 반드시 있습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07-17 15:53
조회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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