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0726 - "농부의 제일 조건"

친구가 가평에 농지를 샀습니다. 최근에는 농부면허증도 땄습니다. 정식 농부로 등록이 되면 비료, 농약, 농기구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농사지을 때 필요한 공기관의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들깨를 심었다고 합니다. 다른 작물도 재배해보려고 했는데 멧돼지와 고라니 때문에 포기했다고 합니다. 들깻잎과 줄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이런 짐승들이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들깨를 수확했는데 씨앗 값, 비료 값 그리고 인건비 등을 빼니까 남는 게 없었답니다. 그래도 농부 초년생치고는 꽤 좋은 성적이라는 자평입니다. 농부는 알차고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고 씨를 뿌립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씨를 뿌리고 가만히 추수 때만 기다리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에는 많은 수고와 땀이 들어갑니다. 잡초를 뽑고 병충해 관리도 해야 합니다. 애써 키우고 있는데 들짐승들이 그 아까운 것을 먹어치우는 일도 있어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농부가 아무리 애를 써서 농작물을 가꾸고 밭을 관리한다 하여도 제때에 비가 내리지 않거나 일조량이 적당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그 해 농사는 망치게 됩니다. 그래서 농부에게 있어 제일 필요한 것이 길이 참는 것입니다. 홍수가 덮쳐 농작물이 쓰러져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병충해가 덮쳐 농작물이 말라가면 대책을 마련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은혜의 단비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믿음의 사람들도 추수의 때, 곧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자들입니다. 그 기다림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쁨과 보람도 있지만 슬픔과 고난도 있습니다. 주 안에 거함으로 승리하기도 하지만, 주 밖에 나감으로 패배하기도 합니다. 천국의 소망으로 감사와 찬양 드리기도 하지만, 이 세상의 교묘하고 집요한 유혹에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기도 합니다. 크리스천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지만 천국의 백성이며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넘어지는 것과 패배를 줄이고 모든 도전과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굳게 서야 합니다.

신앙의 여정에서도 길이 참고 기다림이 요청됩니다. 애써 키운 작물이 비바람에 쓰러지면 농부의 마음도 쓰러집니다. 이때 계속 마음이 쓰러진 채 놔두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이 먼저 일어나지 않으면 농작물은 결코 일어설 수 없습니다. 물론 실망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마음을 다 잡아야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이 땅을 사는 동안에는 고난이 시시각각으로 닥치게 됩니다. 이 상황에 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열매를 기대하며 길이 참고 기다리는 자가 복됩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07-24 10:10
조회
1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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