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20410 - "러브 스토리"

언젠가 한 번 나눈 적이 있는데, 설교를 준비하면서 다시금 제 기억 속에 떠오른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지금은 먼 곳으로 이사해서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계시는데 가끔씩 연락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에게 아들이 있는데 저의 아들과 친구였기 때문에 그분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저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로 들리고 느껴지곤 했습니다. 지금은 아기 아빠와 어엿한 가장으로, 신실한 믿음의 사람으로 바로 세워졌습니다만, 집사님의 아들은 청소년기에 유난히 부모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고통으로 몸부림치게 하였습니다.

집사님의 아들은 공부를 뒷전으로 하고 컴퓨터게임에 빠져 지냈습니다. 며칠을 아무 것도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게임에 빠져 있은 적도 있었습니다. 웬만큼 하면 그래도 남들도 그렇게 하니 이해해주고 용납해줄 만도 한데 아들은 해도 너무 했습니다. 유복한 집안이었습니다. 부모도 지식인들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었습니다.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환경인데 자기의 생명보다 귀한 아들이 그렇게 망가져가니 어머니 집사님의 마음은 타들어갔습니다. 타이르기도 하고 혼내기도 해보았지만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더 상태가 심각해져갔습니다. 결국 집에서 컴퓨터를 치워버리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아들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집밖으로 나가 게임방을 전전했습니다. 밤마다 아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집사님의 일이 되었습니다. 그 밤도 아들은 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곳저곳의 게임방을 들러 아들을 찾던 중에 비가 쏟아졌습니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 집사님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의 긍휼하심을 구했습니다.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빗물과 섞이어 온 몸을 적셨습니다. 아들은 돌아왔습니다. 그 돌아온 과정이 파란만장하지만 어머니 품으로 결국 우리 주님의 품으로 아들은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와 자기 생명보다도 더 아낀 그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멋진 아들의 모습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어머니의 사랑이야기는 우리 교우들 가운데에도 많이 있습니다.

사순절을 지나며 다시 한 번 우리를 향한 우리 주님의 사랑을 묵상해봅니다. 어머니의 사랑도 다 헤아리기 어려운데, 어찌 우리 주님의 사랑을 우리가 감히 알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주님께서 보이신 사랑을 가늠해보며 우리도 그 참사랑에 극히 일부분이라도 동참해보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혼자하기 어려워도 함께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특별새벽기도회는 좋은 기회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2-04-07 15:46
조회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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