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20814 - "안타까움과 사랑으로"

서너 살 된 아들을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잠시 맡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낮에 아이가 사라졌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십 리 떨어진 종점까지 가버린 것입니다. 승객이 다 내렸는데도 아이가 내리지 않자 기사 아저씨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간다고 대답하더랍니다. 다행히 아빠의 이름을 알고 있어서 마을 방송을 통하여 알렸지만, 저녁이 되도록 사람이 나타나지 않더랍니다. 울지도 않고 또박또박 말하는 아이를 보고, 기사 아저씨는 찾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기가 키울 생각도 했답니다. 길 잃은 아이의 소식은 결국 어머니에게 닿았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아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손자가 없어진 줄 안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이곳저곳에 전화도 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지만 아이를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버스를 탔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하셨습니다. 그 하루가 천년만년처럼 느껴졌고 혼이 거의 다 나가버리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이와 같은 일은 한 번 더 겪으셨는데 제가 서너 살 때 부산에서였습니다. 지인의 집 아이와 함께 잠시 놀고 있으라고 했는데 엄마 찾으러간다고 내가 집을 나가버린 것입니다. 섬마을 아이가 생전 처음 와본 도시의 지리를 알 턱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저녁이 되어 파출소에 있는 저를 찾으셨는데, 그 때에도 어머니의 혼이 거의 다 나가버렸다고 하십니다. 세월이 지나 돌아온 혼이 저의 아들 때문에 다시 거의 나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를 이어 어머니의 혼을 나가게 한 불효를 저지른 것입니다.

잃은 아들과 손자를 찾으러 다니셨을 때 어머니는 얼마나 하나님께 부르짖으셨을까요? 어찌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만 하실 수 있었을까요? 백방으로 알아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간절한 기도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요? 특별히 어려움과 위험에 처한 당신의 자녀를 그저 방관하시고 편히 앉아만 계실까요? 아닙니다. 때론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시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고 느낄 때가 있지만, 사실 하나님은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시며 일어나셔서 우리를 위해 구체적인 구원의 역사를 베푸십니다.

안타까움과 사랑으로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빨리 나아가야하겠습니다. 믿음으로 응답하는 당신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나는 날 어둡던 이 땅은 햇빛보다 일곱 배나 되는 찬란한 빛으로 밝아질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 땅에 그토록 이루시기를 원하는 믿음의 역사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2-08-13 10:17
조회
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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