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20710 - "스파티필름"

저희 집에 화초가 몇 개 있습니다. 그중에 두 개가 스파티필름이란 것입니다. 하나는 상당히 큰 화분에 심겨진 잎이 무성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밥그릇만한 크기의 화분에 심겨진 작은 것입니다. 며칠 집을 비웠다 와보니 둘 다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수경재배도 가능한 것이어서 물을 많이 먹는데, 관리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큰 것은 마른 잎과 줄기를 제거하여 되살릴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작은 것은 회생이 거의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그것도 생명인데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은 것은 포기할까 하다가 그래도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마른 줄기와 잎은 솎아내고 물과 영양제를 주었습니다. 며칠 후 둘 다 기적처럼 파릇파릇하게 다시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큰 화분의 스파티필름이 꽃망울을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꽃망울이 열리면서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사실 꽃처럼 보이는 하얀 부분은 잎이고 그 가운데 있는 돌기가 꽃이라고 합니다만, 어떻든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꽃은 상당히 오랫동안 피어 있었는데, 이어서 큰 화분의 화초는 꽃 한 송이를 더 피웠습니다. 그 두 송이의 꽃이 지금은 연두색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도 않은 작은 화분의 스파티필름도 그 빈약한 몸에서 꽃 한 송이를 피웠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물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을 뿐인데 좋은 선물로 화답하는 작은 생명체를 보면서 생명의 신비를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지난 4월에 우리 교단 총회와 희망친구 기아대책,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 판데믹 이전에 대비하여 현재 한국교회 장년 평균 현장예배 참여 수준은 73.3%라고 합니다. 교회학교는 42.6%로 판데믹 이전의 반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교인 수가 적은 교회일수록 그 여파는 더욱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변화에 가장 큰 요소는 교회 출석의 감소, 소형 교회의 어려움, 교회학교 축소의 가속화 그리고 공동체의 약화 순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한국교회에 하나님의 생명의 물이 부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해야하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 포기한다 할지라도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시며 그 생기를 불어넣으셔서 되살리시고 힘 있게 다시 일어서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 우리는 포기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명의 물이 부어질 때 모든 죽어가는 것들이 새 생명으로 반드시 되살아나 꽃을 피울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2-07-07 18:05
조회
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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