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31105 - "나의 사랑하는 책"

나에게는 여러 권의 성경책이 있습니다. 청년 때 사용했던 글자가 세로로 되어있고 한자가 섞인 관주성경과 개정 전의 개혁성경도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가 공동으로 번역한 성경도 있는데, 이것은 결혼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버전의 영어성경, 주석 성경, 원어 대조 성경, 옛 찬송가와 합본된 개혁개정 성경, 작은 크기의 성경 그리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성경책도 있습니다. 더 이상 보지 않는 것도 있는데 손 때 묻은 거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내가 목사라서 그렇다 치고, 크리스천이라면 집에 몇 권의 성경책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중국에서 아주 어렵게 북한의 음악교원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그는 세례를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찬송가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산당 치하에서 그는 기독교 신앙을 떠나 있었고 말끝마다 북한정권을 찬양하였습니다. 그에게 다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작은 크기의 성경책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허리춤에 숨기고 기차역까지 배웅하러 나왔습니다. 당시만 하여도 북한에서 성경책을 찾아보기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는 성경책을 잘 숨기고 북한에 돌아갔는지, 그 성경책을 읽었는지 알 수 없지만 성경책을 보물처럼 몸에 품은 그때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지금은 북한에 암암리에 성경책이 배포되고 있지만 극히 제한적이고, 성경책을 갖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입니다.

마음껏 성경책을 가질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성경말씀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경을 풀어 해설하는 설교나 강해가 넘쳐나고 있는 환경에 있는 우리는 실로 복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환경에서 우리는 아이러니하게 성경말씀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경책이 없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많고 넘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둠의 빛이며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모든 답이 있고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책이 우리의 가장 사랑하는 책이 되도록 더욱 더 가까이 하고 묵상하며 서로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성경 말씀을 배우는 시간을 사모하며 그 자리를 지켜야 하겠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 날이 다 가기 전에 성경통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3-11-02 15:58
조회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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