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11:1~11 - 주님과 함께 걷는 새끼 나귀

주님과 함께 걷는 새끼 나귀

오늘 본문은 이제 예루살렘 성전에 입성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렀는데, 예루살렘에서 3km 떨어진 동네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예쑤님은 제자둘을 보내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로 들어가면 곧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나귀 새끼가 매여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끌고 오라”(2)

예수님은 왜 나귀새끼가 필요했을까요?
그것은 스가랴 9:9장의 예언의 성취를 이루기 위함이었지요. 스가랴 9:9에서는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시는 그가 바로 시온과 예루살렘의 왕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그 예언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나귀는 새끼이고, 아무도 타보지 않았다고 말하지요. 아무도 타보지 않았다는 것은 특별한 대상과 목적을 위해 구별되었음을 암시합니다. 그동안 나귀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위해 귀하게 구별된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아무나 쓰지는 않지요. 아무도 타보지 않은 나귀처럼 깨끗하게 하고, 여유가 있을 때 하나님이 쓰시기에 편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혹 우리 안에 더러운 것은 없는지, 우리 안에 너무 많은 것들로 채워 있지는 않은지, 어떤 일들로 너무 바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세상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하지만 한편으론 거룩함을 유지하며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자꾸자꾸 채우려 하고,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어느새 그것은 우리의 욕망이 되고, 우리를 다스릴지도 모릅니다. 바쁘게 많은 것을 채우는 것보다 오히려 비워낼 줄 아는 이를 주님께서 사용하시고, 또한 주님께서 채우실 것입니다.

주님은 나귀, 그것도 나귀새끼를 타셨습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실 분이 초라한 새끼 나귀를 타고 들어가셨을까요?
그것은 하나님 나라는 세상의 제국처럼 파괴하고 군림하면서 이루는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이신 것이지요. 이땅은 자기보다 약한 이들 위에 서라 하고, 힘을 과시하면서 그 힘으로 자기 나라를 세우라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억누르거나 짓밟지 않고, 오히려 겸손하게 섬기면서 일으켜 세우고, 아픈 곳을 치유하며, 생명을 살리셨지요. 세상은 멋진 안장과 멋진 장식을 휘날리며 내달리는 말을 타고 모두의 주목을 받기를 원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그와 반대로 소박하고, 볼품은 없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겸손, 생명이 사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마음과 삶은 어느 길을 걷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 초라한 새끼나귀가 주님을 태우고 감으로 누구보다 존귀한 존재가 되었지요. 놀라운 것은 그 초라한 새끼나귀가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기꺼이 우리를 사용하시고 우리와 함께 하기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드린다고, 우리가 헌신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실상은 주님이 우리를 사용하심으로 우리를 더욱 귀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를 사용하시는 것이 주님의 헌신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것을 움켜쥐는 것이 우리를 존귀하게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드릴 때, 주님께 내어드릴 때 우리는 진짜 존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주님을 모시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것, 그 길이 고난과 죽음의 길 같지만 실상은 그 길이 영광의 길이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길이라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그 길을 걷길 원하십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바로 뒤에 나오는 무리처럼 시끄럽지 않고 요란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겸손하게 주님과 함께 주님을 모시고 걸어가는 연약한 새끼나귀가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