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20116 - "3기 사랑"

저희 아이들이 어렸을 때입니다. 하루는 전철을 기다리면서, 만약에 내 아이가 선로에 떨어졌고 기차가 저 앞에서 달려온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할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선로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고 내가 대신 죽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영국에서 유학 생활할 때였습니다. 하루는 저희 아이의 턱과 목 주위가 퉁퉁 부으며 고열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겁이 덜컹 났습니다. 타국에서 그런 일을 당하니 더욱 더 난감했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이를 업고 가까운 병원으로 뛰어갔습니다. 주말이라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종합병원으로 갔더니 마침 응급실에 의사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빠른 조치를 취한 후 입원을 시키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턱과 목 주위가 풍선처럼 부풀어 고통스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플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를 키우다보면 이와 비슷한 경험을 몇 번은 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부모님을 조금씩 더 이해해가고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어렴풋하게나마 헤아려보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이 아픈 것보다 아픈 자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더욱 더 견디기 힘들다는 것도 깨닫게 되지요.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씻어 구원하시기 위하여 당신의 외아들을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찢겨 죽게 하셨습니다. 그때 해와 달은 빛을 잃고 온 세상은 캄캄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차마 아들의 고통스러운 그 모습을 볼 수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받은 우리들, 하나님의 사랑을 닮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 사랑이 너무 크고 엄청나서 사실은 다 따라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완벽하게 닮는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다만 먼발치에서나마 그 사랑을 닮아가는 것이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세 가지를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기다려주는 사랑, 기도해주는 사랑, 기뻐해주는 사랑이 그것입니다. 이것을 “3기 사랑”이라 이름을 붙여봅니다.

마치 사과 씨에서 사과를, 떡잎에서 우람한 재목을 보듯이 좀 더 기다려주고, 서로를 위하여 나아가 자기에게 상처를 주는 이들까지 위하여 기도하고 축복해주며, 다른 이들의 기쁨을 마치 내 일인 것처럼 기뻐해주며 슬픔 역시 공감해주는 삶으로 새로운 해 2022년을 채울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 더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감사이며 풍성한 삶의 비밀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2-01-13 16:52
조회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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