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0425 - "마음갈이"

국도를 따라 운전해가다가 아늑하게 보이는 시골마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집사람이 한 번 들렀다가자고 하여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처음 가보는 마을이었습니다. 그저 오랜만에 시골길을 걷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가니 논에서 개구리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 소리였습니다. 빈터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니 개구리울음소리는 더 크게 들렸습니다. 통상 개구리울음소리라고 하지만 개구리가 우는 건지 노래하는 건지 아니면 대화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인적이 드믄 시골마을에 사람 소리가 들리니 경계하라는 신호였는지도 모릅니다. 어떻든 개구리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들으니 옛날 고향생각이 났습니다.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개구리는 논이나 개울에 있어야 어울립니다. 그곳으로부터 들려오는 개구리소리가 정겹습니다. 그런데 개구리가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고 떼거지로 방에까지 들어와 뛰어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심지어 식탁 위나 이부자리 위에 수십 마리가 폴짝폴짝 뛰고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징그럽겠습니까. 이런 해괴망측한 일이 오래 전 애굽에서 벌어졌습니다. 애굽 왕 바로의 완악한 마음 때문에 빚어진 재앙이었습니다.

완강하고 고집스러운 마음은 한 대 맞고 끝낼 일을 열 대 맞고도 뉘우치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애굽의 요술사들도 개구리가 땅으로 몰려오게 하는 이적을 행했습니다. 바로는 자기 요술사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재앙을 더 가중시켰을 뿐입니다. 완악한 마음은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쉽게 변합니다. 겉으로 보면 소신이 있고 줏대가 있는 것같이 보여도 실상 그는 교활하고 비겁합니다. 바로는 자기가 곤궁에 처했을 때에는 하나님의 뜻에 따르겠다고 해놓고서, 조금 숨통이 트이면 그 약속을 번복해버렸습니다. 완악한 마음은 경고를 무시합니다. 그 결과, 더욱 더 심각한 재앙을 자초했던 것입니다. 완악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물건이나 짐승 취급을 합니다. 인권에는 무감하며 자기 필요에 따라 인권을 사정없이 짓밟아버리기도 합니다. 결국 자기가 철저하게 당합니다.

봄이 되면 밭에 씨를 뿌립니다. 그런데 굳은 땅에 씨를 뿌리면 제대로 곡식이 자라지 않습니다. 먼저 밭갈이를 해서 흙을 부드럽게 준비해야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은 잘 굳어집니다. 딱딱한 마음의 밭에서는 말씀의 씨앗이 떨어지더라도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합니다. 먼저 마음갈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04-22 15:17
조회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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