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1003 - "이생망(亡)에서 이생망(望)으로"

“이생망”이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인데, 당면한 현실 앞에서 극단적인 좌절을 느끼며 표현하는 자조 섞인 고백입니다. 이것은 절망적인 사회상과 시대를 꼬집는 것을 넘어 삶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하는 것을 뜻합니다. 20~30년 전만해도 가끔씩 “개천에서 용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삶이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앞날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취업, 연애, 출산을 포기해야 해서 3포 세대, 거기에 인간관계까지 포기해야 해서 4포 세대 등 무언가를 포기하고 살 수밖에 없는 소위 엔(N)포 세대는 그래도 살 희망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생망”은 삶 자체가 망해서 이제는 더 이상 희망을 꿈꿀 수 없는, 그래서 더 이상 살 수 없는 암울한 세태를 드러냅니다. 그렇다고 다음 생애를 기대하는 환생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삶과 죽음을 통틀어 아무런 기대와 희망을 전혀 가질 수 없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은 종교적인 관심이 점점 더 희미해져가는 젊은이들의 극단적인 허무주의의 발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성경은, 이 세상에는 희망이 전혀 없음을 벌써부터 지적했습니다. 무언가 있을 것 같이 손짓하며 부르는 모든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가치 없는 것들인지 일러주었습니다. 희망은 이 땅으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희망을 찾는 것 자체가 잘못된 시도입니다. 희망은 오직 하늘로부터 옵니다. 환언하면, 참된 희망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임합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절망적인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우리를 덮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 갇혀있다 보면 “이생망”이란 소리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때 우리에게는 만족함이 없습니다. 이 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현재의 절망을 처절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면에서 참된 희망이신 주님을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믿음으로 나아갈 때 “이생망(亡)”은 “이생망(望)”이 되겠지요.

지금이 어떠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하기로 마음을 정해야하겠습니다. 방치해왔던 악기와 찬송가책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집어들기 바랍니다. 그리고 절망 혹은 무감각으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새벽을 깨우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하며 감사의 내용을 적으며 가족 혹은 교우와 함께 서로 나눠보도록 합니다. 더욱 풍성한 가을이 될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10-01 15:09
조회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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