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10523 - "선 사람"

시골에서 제법 넓은 밭에 농작물을 재배하는 동기목사가 있습니다. 전문적인 농사꾼 수준입니다. 도시 목회를 하며 교회 옥상에 밭을 만들어 고추, 상추, 깨 등을 심어 키우는 동기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풀리면 그것으로 동기들을 대접하겠다고 하는데, 올해 안에 그 일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전문적으로 하나, 소박하게 하나 농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작물이 저절로 자라가는 것 같지만, 농부의 손길이 함께 하지 않으면 농사를 망칠 수 있습니다. 잡초를 뽑아주고 벌레도 잡아주고 거름도 줘야합니다. 전염병 예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밭농사, 논농사, 가축농사 등 농사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어려운 것이 자식농사를 포함한 사람농사입니다. 사람농사는 주로 부모와 교육기관이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에는 학교교육을 비롯한 신앙교육 등이 있습니다. 교회는 예배, 친교, 봉사, 선교와 아울러 교육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곧 교회의 존재목적 중 하나가 사람을 키우고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이 듣는 바와 같이, 사람은 난 사람, 든 사람 그리고 된 사람이 있습니다. 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감각과 선천적인 재능 그리고 용모 등을 갖춘 사람입니다. 이것은 배우고 훈련하여 될 일이 아니어서 교육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든 사람은 지식과 기술 그리고 경험을 갖춘 사람을 말하는데, 조직과 사회에 유용하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인물입니다. 된 사람은 훌륭한 인품과 인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그는 기능적으로 메말라 갈 수 있는 조직과 사회에 멋과 맛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교육은 바로 이들, 든 사람과 된 사람을 키우고 만들어내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앙교육은 든 사람보다 된 사람에 더욱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배우고,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신앙인이 되느냐가 신앙교육에 있어서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든 사람을 만드는 일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교육도 든 사람을 만드는 일에 최대한의 힘을 써야합니다. 그러나 그 목적이 결국 된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된 사람은 된 사람이 키웁니다. 삶으로 본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교육입니다. 선생(先生)을 직역하면 “앞서 살았다”입니다. 먼저 배웠고 먼저 경험했기 때문에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선생은 배우는 자들 앞에 선 사람입니다. 어떻게 서 있느냐에 따라 그들에게 선악 간의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1-05-20 17:4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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