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0920 - "진정한 뉘우침"

한 아이가 거실에서 공으로 장난치다가 도자기를 깨뜨렸습니다. 아빠가 수집해서 진열해 놓고 애지중지하는 도자기들 중 하나였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빠에게 혼날 것을 생각하니 겁이 나고 가슴이 조여 왔습니다. 얼른 치우고 도자기들을 재배열하여 표시가 안 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처음부터 목격한 자가 있었습니다. 언니였습니다. 언니는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아빠에게 일러바치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언니의 심부름은 물론 때론 숙제까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아빠가 알아차릴까봐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하루 이틀 그리고 일주일을 언니로부터 시달리다보니 밥맛도 없고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대로는 가슴이 터져 더 이상 못 살 것 같았습니다. 혼나게 되면 혼나리라 각오하고 아빠에게 실토하며 용서를 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빠한테 다가가는데 온 몸이 떨려 발걸음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냈습니다. 무거운 입을 열었습니다.

“아빠, 아빠에게 고백할 게 있어요.”

“뭔데?”

“일주일 전에 거실에서 공놀이하다가 도자기 하나를 깨뜨렸어요. 그 일을 감추려고 아빠를 속였어요. 용서해주세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흐느끼는 아이를 품에 안으며 아빠는 말했습니다.

“아빠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단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도자기가 없어진 것을 왜 몰랐겠니? 그리고 네가 거실에서 공놀이할 때마다 도자기 깨진다고 하지 말라 했던 말 기억하니? 언젠가는 일을 낼 줄 알았지. 그런데 도자기도 귀하지만 아빠는 네가 도자기보다 몇 만 배 더 귀하단다. 아빠는 네가 언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지 기다렸단다.”

진정한 뉘우침과 고백,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두려움과 고통이 따른다하여도 그 과정을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쉬운 용서를 해서도 안 되고 기대해서도 안 됩니다. 종으로, 품꾼으로 살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저 시늉만 내다가 정말 종과 품꾼으로 삼으려할 때 그 각오를 거둬들이려는 얄팍한 계산을 해서도 안 됩니다. 비록 떨리더라도 용서를 비는 자리에 가야합니다. 어떤 벌이 내리더라도 죄의 값을 달게 받으려는 진실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며 응답하실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09-18 16:1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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