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0830 - "들리는 주님 음성"

새벽길을 걸으며 주님 사랑 느끼네/ 아침 안개 속에서 날 사랑한단 말 들리네/ 홀로 들길 걸으며 주님 사랑 느끼네/ 깊은 산속 길에서 날 사랑한단 말 들리네/ 그 사랑 그 은혜 주님의 큰 선물/ 나 항상 그 사랑 전하며 나누며 살리라.

3년 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에서 지은 노래입니다. 출발한지 2~3일 후에 왼쪽 무릎에 심한 통증이 왔습니다. 막 시작한 순례 길인데 포기하기가 너무 아까웠습니다. 소염제, 파스, 무릎보호대로 통증을 다스리고 어느 순례자가 준 등산용 스틱을 의지하며 계속 걷다보니 열흘쯤 지나자 통증이 많이 가셨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날까지 절뚝거리면서 걸었습니다. 그렇게 무식하게 무리했다고 지금도 나무람을 받지만, 그때에는 몸의 상태는 그랬을 지라도 하루하루가 기대가 되고 즐거워서 날짜 줄어들어가는 것조차 아쉬웠습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소리를 비워가고 세상의 소음과 소란을 떠나가니 마음에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검은 구름 하늘 가리고 이어서 비바람이 세차게 치던 날 산등성이를 넘을 때 “사랑하는 자여 내가 너를 아노라.”는 나지막한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은 나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품어주시는 사랑에 감격해서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회중시계를 잃어버렸습니다. 어디서 분실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일하는 공장에서 그런 것이 분명했습니다. 왜냐하면 공장에서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꺼낸 기억이 있고 공장을 나설 때 없어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귀하고 매우 의미가 있는 시계라서 꼭 찾고 싶었으나, 아무리 있을만한 곳을 뒤져도 시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찾다가 아버지에게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버지는 공장의 전기스위치를 내렸습니다. 요란하게 돌아가던 기계가 멈췄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조용히 귀를 기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잠시 후에 어디선가 “째깍째깍” 시계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 나는 곳에 갔더니 그렇게 애가 타도록 찾았던 시계가 있었습니다.

믿음으로 기다리는 자는 지금도 조용히 들려오는 소리가 있음을 압니다.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분요한 마음과 주변의 소음을 끄고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습니다. 위기 앞에서 세속적 욕망과 탐심의 우상을 과감히 청산하고 하나님께 겸비하게 엎드리면 들을 수 있습니다. 비록 더디게 느껴질지라도 하나님을 잠잠히 바라며 믿음으로 끝까지 기다릴 때 하나님은 약속하신대로 반드시 구원과 회복의 역사로 함께 하실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08-29 09:0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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