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1206 - "하나님의 자녀"

성경은,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마음에 모실 때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크고 놀랍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느끼든 못 느끼든 그 사실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진실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신앙의 여정은 이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많이 깨닫고 알면 알수록 우리는 그 능력에 힘입어 살 수 있겠지요.

영국 유학 시절 비자를 연장하러 몇 차례 이민국영사과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리 높지 않았던 터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온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새벽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문을 열면 실내에 들어가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루가 꼬빡 가기도 했고 순서가 밀리면 그날 비자 연장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다행히 인터뷰를 하게 되면 마치 죄 지은 사람 취급하듯이 무표정하고 고자세인 영사과 직원 앞에 고분고분 답해야만 했습니다. 썩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내색을 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선진국에서 온 학생들과 별 차이를 못 느끼고 지내다가 비자 연장을 받으러 갈 때 그 차별을 피부로 느끼곤 했습니다. 영국사람 부러운 줄 모르고 살다가 꼭 이때만 되면 조금 부러워지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 나라에 살 때 비자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학생들 그리고 이주민들은 비자 연장을 해야 할 때가 되면 제가 영국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불편한 마음을 가질 사람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제가 경험을 해보아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늘나라의 시민권을 가진 자들입니다. 비자 연장을 위해 위축될 필요도 없고 이민국직원의 날카로운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나 자유롭고 당당합니다. 주님의 자녀는 하늘나라의 권세를 소유한 자들입니다. 그 권세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시민권을 가진 것만도 영광인데 우리는 온 우주와 하늘나라의 왕이신 하나님의 아들과 딸들입니다. 그 권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우리보다 하늘의 천사들이 더 잘 압니다. 그들이 우리를 흠모, 부러워한다니 하나님의 자녀 된 은혜를 더 깊이 깨달아야하겠습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12-04 12:17
조회
1707
전체 0

온라인 헌금 계좌 안내
농협 100054-55-001851
(예금주 길가에교회)

*계좌이체시 헌금을 구분해주시고 주민번호 뒷자리를 써 주세요.

(예: 십일조헌금: 십+
     주민번호 뒷자리
     주일헌금: 주+
     주민번호 뒷자리
     감사헌금: 감+
     주민번호 뒷자리
     선교헌금: 선+
     주민번호 뒷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