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1108 - "복의 통로"

최근 한 집사님께서 복권판매소를 열었습니다. 복권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맘몬주의를 부추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복권 판매나 구입이 크리스천에게 썩 어울리는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면이 있습니다. 복권1등에 당첨된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온 어마어마한 돈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고 가정이 깨졌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가게를 시작하면서 집사님은 예배드리기를 원하셨습니다. 저는 예배를 인도하면서 시1편과 마5장의 팔복에 관한 말씀을 가지고 그 가게가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권면했습니다. 나아가 참된 복은 결국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아름답고 건강하게 일구어진 마음에 있음을 강조하고 그 마음을 궁극적으로 전할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하며 일에 임하는 가게가 되기를 축복했습니다. 이런 정신으로 꾸려가는 복권판매소가 대한민국에 하나쯤은 있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말도 나눴습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복권판매소는 참된 복의 통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32명이 숨졌습니다. 그중에 한 명인 이승영 자매는 서울교대3학년 학생이었습니다. 교생실습을 위해 버스를 타고 강북에 있는 한 초등학교로 출근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하루아침에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슬픔과 눈물로 나날을 보내던 어머니는 딸의 유품 중 일기장이 눈에 들어와 마치 딸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하는 듯이 그것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거기에 “내가 일생동안 하고 싶은 일”이란 제목 아래 적어놓은 딸이 소원이 있었습니다. “장학금을 만든다. 이동도서관을 강원도에 만든다. 복지마을을 만든다. 한 명 이상을 입양한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 등이었습니다. 14가지였지만 그의 소원은 하나였습니다. 곧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11개월 전 군인이던 남편까지 잃었던 어머니는 딸의 소원을 이루어주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는 보상금 전액을 출석하던 남서울교회에 목적헌금을 하여 “승영장학회”를 만들었습니다. 자매가 직접 이룬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이 장학회를 통해 장학금을 받은 많은 이들이 그가 소원했던 일들을 하나 둘씩 이루어가게 하셨습니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삶을 바랐던 이승영 자매는 지금도 죽지 않고 살아서 수많은 그의 분신들을 통해 복의 통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11-07 08:4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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