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1213 - "바라는 것들의 실상"

교회 홈페이지에서 작년에 행했던 여러 행사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부활주일과 성탄절에 교회학교 각 부서에 준비한 찬양과 율동 그리고 연극 등, 추수감사제에 각 구역과 국악팀이 드린 찬양과 퍼포먼스, 예배 때마다 올린 찬양대의 은혜로운 찬송들 그리고 송구영신예배 때 촛불을 밝히면서 함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서로 나눴던 모습이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졌습니다. 불과 1여 년 전의 일들인데도 말입니다.

올 한해 우리 교회 표어가 “장막터를 넓혀라”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교회의 모든 행사는 물론 구역모임 등 소그룹 활동이 생략되어왔습니다. 서로 음식을 나누며 친교하지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에 나와 마음껏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새 교우 등록도 매우 희귀하게 되었고 상당수의 미등록 교우들은 아예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교회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위축되고, 동화학원 부대시설 건축으로 인해 우리의 예배 처소가 더 협소해져 오히려 장막터가 좁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8월 중순부터 대두된 그룹홈 길가에사랑터 문제로 마음이 안타깝고 아픈 시간들을 보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당장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 상황일 뿐 우리가 바라보는 것들의 실상은 아닙니다. 온라인예배를 통해 우리의 예배는 그 영역을 더 확장해간 면도 있고 성경통독과 말씀 묵상 등을 통해 좀 더 깊이 개인영성의 삶으로 나아간 면도 있습니다. 물론 똑 같은 상황에서 신앙의 해이를 경험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이번 일로 인해 예배와 교회의 소중함을 더욱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어떤 분이 감사의 반대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공감이 갔습니다. 당연히 생각해온 모든 것들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였는가를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며칠 전 저희 집 앞에서 네댓 살 쯤 보이는 꼬마가 엄마한테 “겨울이 벌써 왔네.”하고 말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잎이 떨어져 벌거숭이가 된 나무들을 보고 한 소리였습니다. 옷을 벗은 자기 모습을 마을 꼬마에게 들켰다는 듯이 나무들은 부끄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압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파란 새싹이 나무에 돋고 금세 푸르고 푸른 옷을 멋들어지게 입으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언제 벌거벗었느냐는 듯이 그 부끄러움을 까마득하게 잊게 되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확신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이 상황 역시 지나가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결국 끝까지 믿음으로 나아가는 자에게 그 바라는 것들이 실상이 되도록 하실 것입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12-11 12:07
조회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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