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 이인호목사 칼럼

20201018 - "족한 은혜"

이곳 다산 신도시의 한 식당에 갔더니 “함포고복(含哺鼓腹)”이라는 사자성어가 걸려있었습니다. 그 밑에 친절하게 “실컷 먹고 배를 두드린다는 뜻”이라고 설명까지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직역하여 받아들인다면, 요즈음 시대에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요즈음은 포식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날 먹을 것이 별로 없었던 시절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뭐든지 마냥 많게, 크게, 높게 취하는 것이 행복일 것 같지만 실제는 정반대일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많게 먹어 탈이 나고, 너무 크게 욕심 부려 망하고, 너무 높게 올라가려 하다가 여지없이 추락하기도 합니다.

창고에 썩도록 쌓아놓은 것이 없을지라도 일용할 양식에 감사하며, 재벌3세라는 소리는 못 들어도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으쓱하게 어깨를 올릴만한 감투를 쓰고 살지는 못하더라도 있는 자리에서 진실과 성실을 다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말씀으로 돌아간 삶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고난과 시련 중에라도 그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감사드리며 오히려 찬송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더욱 더 말씀으로 사는 승리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은 역설적인 하나님의 은혜라는 진실을 머리로만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비결을 배웠으면 합니다.

고난은 힘이 듭니다. 고통스럽습니다. 우리는 이를 환영하지 않습니다. 피할 수 없어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일부러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크고 작든 우리는 고난과 시련을 만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고난을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곧 고난에 대한 이해입니다. 고난 그 자체보다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그 고난이 이해가 안 되는 것입니다. 믿음의 선배인 바울은 극심한 고난 속에서도 고난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바로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장치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넓은 바다일수록 풍랑이 더욱 더 거세게입니다. 은혜를 많이 경험할수록 도전과 고난의 짐이 더욱 더 무거워집니다. 역으로, 그 짐이 무거울수록 더 큰 은혜를 경험할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고난의 풍랑이 크든 작든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것입니다. 자만을 걷어내고 겸손해지는 기회로 삼는다면 그것은 크게 유익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상황에 상관없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님의 족한 은혜임을 알고 늘 감사 찬송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작성자
이인호
작성일
2020-10-15 17:2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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